시리즈 전 팀의 가장 큰 장점으로 뽑혔던 SK 선발진이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크게 무너지지는 않고 있지만, 든든하게 경기를 만들어주지도 못하고 있다.
정규시즌 2위 SK는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2승2패를 기록하며 오는 2일 열릴 5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잡을 때까지만 해도 무난하게 시리즈를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원정 3·4차전을 타선 침묵으로 내주면서 2연승의 이점이 완전히 사라졌다. 5차전에서 패하면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이 된다.
3·4차전에서 타선의 문제점이 다소 도드라지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이번 시리즈에서는 선발투수들이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있다. 기본적으로 네 명의 선발투수들이 단 한 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1차전 선발 김광현은 6회까지 3실점으로 막으며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듯 했으나 7회 송성문에게 투런포를 맞았다. 마무리가 개운치 않았다. 2차전 선발 메릴 켈리는 4이닝 1실점으로 순항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손 저림 증상으로 5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불펜투수들이 뒤를 깔끔하게 막아서 다행이지, 경기의 큰 변수로 떠오를 뻔했다.
3차전 선발인 박종훈은 4⅓이닝 3실점, 4차전 선발인 문승원은 4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이라 교체 시점을 조금 빠르게 가져간 점은 있지만, 5이닝을 채우지 못하면서 상대 선발(한현희 이승호)에 비해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오히려 넥센 토종 선발들이 힘을 내면서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올라온 넥센은 말할 것도 없고, SK 필승조 또한 계속된 등판에 다소 지칠 만한 상황이다. 이제 플레이오프는 단판승부로 접어들었다. 5차전은 초반 양상에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5차전 선발로 나서는 김광현의 어깨가 대단히 무거워졌다. 김광현이 제이크 브리검(넥센)과의 선발 대결에서 이기지 못하면 넥센의 기세를 막기가 어렵다.
5차전에서 이기고 한국시리즈에 간다고 해도 역시 선발투수들의 핵심이다. SK가 전력상 두산에 비해 앞서는 부분은 선발 정도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산 선발투수들은 보름 이상, 거의 한 달 가까이 충분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에너지가 많이 축적되어 있다. 일단 한 번씩 등판하며 긴장감은 털어낸 SK 선발투수들이 또 한 번의 등판을 만들 수 있을지 부터가 관건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