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40년 지기 친구들이 모인 곳은 성형외과 의사 석호(조진웅 분)와 정신과 의사 예진(김지수 분)의 펜트하우스. 석호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이 집으로 이사한 지 한 달 만에 고향 속초 친구들을 초대하면서 부부 동반 저녁 모임이 성사됐다.
이 자리에는 석호 예진 부부와 변호사 태수(유해진 분)와 그의 아내 수현(염정아 분), 레스토랑 대표 준모(이서진 분)와 그의 아내이자 수의사 세경(송하윤 분), 그리고 최근 이혼한 전직 체육교사 영배(윤경호 분)가 모였다.
곰탕, 닭강정, 술빵, 옥수수 막걸리 등 속초의 명물로 한상이 차려진 가운데 오랜만에 모인 이들이 시답잖은 농담에도 싱글벙글 웃음꽃을 피운다. 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예진의 돌발 제안으로 휴대전화 잠금 해제 게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필름몬스터 드라마하우스)은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핸드폰으로 인해 친구와 부부들이 남이 될 위기에 처한다.
고급스러운 펜트하우스에서 문자, 전화, 카톡으로 인해 숨겨왔던 그들의 민낯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집을 나서는 이들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유해진, 조진웅, 염정아, 이서진, 윤경호 등 배우들은 서로 대사를 맛깔나게 던지고 받으며 최상의 호흡을 빚어냈다. 각색 및 연출을 맡은 이재규 감독은 특히 이서진과 인연이 깊다. 드라마 ‘다모’(2003)를 통해 인연을 맺고 15년이 흐른 현재까지 절친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규 감독은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이서진이 준모 역할을 하면 잘할 거 같았다. 본인도 새롭고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며 “저로서는 ‘이런 배역을 이서진이 해도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다.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책을 줬다. 시나리오도 안 읽고 그 자리에서 바로 하겠다고 하더라”고 출연 과정을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은 “며칠 뒤 시나리오를 읽고 재밌다고 했다(웃음). 그러면서 ‘내가 설마 태수나 석호 역할은 아니지?’ ‘영배에요?’라고 물어봤다. 나중에 준모 역이라고 말했더니 재밌을 거 같다면서 하겠다고 했다”고 추가 설명을 보탰다.
이서진이 연기한 준모는 처가의 지원을 받아 고급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대표이다. 요리를 하는 모습이 나오지는 않지만, 마치 tvN 예능 ‘윤식당’ 속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에 이 감독은 “‘윤식당’을 염두한 것은 아니었다. 이서진과 준모가 만나면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이서진의 기존 이미지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이서진을 떠올리면 준모 캐릭터에 자연스러운 거 같았다”고 말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