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타인', 나는 내 친구에게 휴대폰을 공개할 수 있을까[Oh!쎈 레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1.02 10: 28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필름몬스터 드라마하우스)을 보고 나면 나는 과연 나의 절친한 친구 혹은 남편, 아내에게 휴대폰을 공개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갖게 된다.
휴대전화 잠금 해제 게임을 시작하며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전화를 공유하는 순간 모든 것들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국민 80% 이상이 휴대전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이를 소재로 했다는 것 자체부터 관심을 모으기 충분하다.
눈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내 옆에 있는 게 휴대전화 아니던가. 어찌 보면 가족, 친구보다 더 가까운 게 애증의 휴대전화이다.

‘완벽한 타인’은 40년 지기 부부 동반 모임에서 저녁 시간 동안 재미삼아 휴대전화 잠금 해제 게임을 시작하고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 전화 내용을 무조건 공개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 카카오톡, 문자로 인해 벌어지는 예측불가의 에피소드가 큰 웃음을 안긴다.
속초 영랑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40년 지기 네 친구 태수(유해진 분), 석호(조진웅 분), 준모(이서진 분), 영배(윤경호 분)가 부부 동반으로 모인 저녁, 석호의 아내 예진(김지수 분)이 먼저 휴대전화 잠금 해제 게임을 제안한다.
분위기상 게임이 시작되고 태수의 아내 수현(염정아 분), 준모의 아내 세경(송하윤 분)도 자신의 휴대전화를 저녁상에 올려놓고 저녁을 먹는 동안 모든 연락을 공유하게 된다.
예진의 ‘급제안’으로 시작한 이 게임은 시간이 지날수록 숨겨왔던 비밀이 드러나며 관계를 악화시키기도, 개선시키기도 한다. 남편과 아내, 친구들의 휴대전화 속 문자 전화 카카오톡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비밀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재규 감독의 ‘완벽한 타인’은 지난 2016년 개봉한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스’(감독 파올로 제노베제)를 리메이크 했다. 식탁에 휴대폰을 올려놓고 전화 내용이나 문자 메시지를 공개한다는 원작의 핵심 소재와 줄거리를 그대로 따왔으면서도 우리나라만의 문화, 인간관계 성향 등을 반영해 새롭게 재탄생했다.
연출은 영화 ‘역린’(2014) ‘인플루언스’(2010), 드라마 ‘다모’(2003) ‘베토벤 바이러스’(2008) ‘더 킹 투하츠’(2010) 등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이 맡았다.
스릴러, 범죄 액션, 사극으로 점철된 충무로에서 최근 보기 드문 장르와 독특한 캐릭터들의 향연이 흥행을 이끌었다. 2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완벽한 타인’은 어제(1일) 17만 210명을 동원해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현재까지 누적 관객수는 49만 1441명인데, 오늘(2일) 오전 50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 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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