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이스 김광현(30)이 문자 그대로 ‘전력투구’를 하며 팀의 초반을 이끌었다. 이닝을 덜 처리하더라도 아예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 나온 투구였다. 그러나 임무 완수까지 아웃카운트 하나가 모자랐다.
김광현은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고 6회 2사 2,3루에서 임병욱에게 뼈아픈 2루타를 맞고 아쉬움을 남겼다.
1차전에서 6회까지 3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펼쳤으나 7회 송성문에게 투런포를 맞고 6이닝 5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김광현이었다.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이날 경기에 나섰다. 어차피 메릴 켈리를 비롯한 투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광현은 최대한 신중하게 로케이션을 하며 전력으로 공을 던졌다.

투구수가 불어나는 문제는 있었으나 피출루를 억제하고자 하는 피칭이었다. 완급조절용인 커브는 거의 던지지 않았고, 대신 에너지 소모가 큰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조합을 밀어붙였다. 오버페이스 문제가 있었지만, 큰 무대에서 없던 힘까지 짜낸 김광현의 투지는 이를 지워냈다. 결과적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가장 중요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마지막 한 타자, 그리고 타선의 득점 지원이 아쉬웠다.
1회 김하성을 1루수 뜬공으로, 송성문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김광현은 서건창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박병호를 3구째 152㎞짜리 강력한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처리하고 1회를 잘 넘겼다.
2회에는 선두 샌즈에게 볼넷을 허용해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임병욱에게 1루수 앞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비디오판독 끝에 아웃으로 번복돼 한숨을 돌렸다. 여기서 김규민 김혜성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기세를 올렸다.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고 전매특허인 슬라이더로 결정을 지었다.
3회에는 주효상을 유격수 땅볼, 김하성을 우익수 뜬공, 송성문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고 공 7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까지 투구수가 조금 많았던 김광현이 한숨을 돌린 이닝이었다.
0-0으로 맞선 4회에는 선두 서건창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박병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그 사이 서건창이 3루로 들어갔다. 하지만 1사 3루에서 샌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최대 고비를 넘겼고, 임병욱도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경기장 분위기를 달궜다.
5회에는 1사 후 김혜성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아 다시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주효상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고, 이어진 2사 3루에서 김하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갔다. 이날 승부구로 잘 쓰지 않았던 커브가 결정적인 순간 먹혔다.
6회에는 최대 위기가 있었다. 선두 송성문에게 내준 볼넷이 패착이었다. 여기서 서건창의 3루 방면 기습번트로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박병호를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고 샌즈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하지만 이어진 2사 2,3루에서 임병욱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고 2점을 허용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