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곰과 비룡이 한국시리즈에서 만난다.
SK는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넥센에 연장 10회 접전 끝에 김강민-한동민의 백투백 홈런으로 11-10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SK는 9회초 2아웃을 잡은 뒤 대거 5실점하며 9-9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10회 1점을 먼저 내줬지만 10회말 김강민-한동민의 홈런 두 방으로 재역전에 성공하며 천신만고 끝에 웃었다.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넥센을 꺾은 SK는 2012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이로써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의 상대는 SK로 결정됐다. 오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7전4선승제 한국시리즈에 돌입한다. 그에 앞서 3일 양 팀 감독들과 대표 선수들이 미디어데이를 갖는다.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는 지난 2008년 이후 무려 10년 만이다. 두 팀은 2007~2008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으며 가을 명승부를 연출한 바 있다. 당시 왕조를 구축한 SK가 2년 연속 두산을 울렸다. SK가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가운데 두산이 도전자였다.

2007년에는 SK가 홈에서 열린 1~2차전 모두 내줬지만 3~6차전을 모두 잡으며 4승2패로 역전했다.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내주고 역전 우승한 팀은 당시 SK가 최초였다. 2008년에도 SK가 1차전을 패했지만 2~5차전을 내리 잡고 4승1패로 2연패를 달성했다. 왕조 SK, 2인자 두산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10년 만에 다시 만난 한국시리즈, 양 팀의 주축 구성원들도 많이 바뀌었다.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준우승 한을 풀지 못했던 두산은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두 번 우승하며 최강 팀 반열에 올랐다. 김성근 감독과 함께 왕조를 구축했던 SK는 리빌딩을 거쳐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에서 6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두 팀의 입장도 바뀌었다. 10년 전과 달리 올해는 두산이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며 기다리는 입장이다. 반면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친 SK가 도전자다.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선 8승8패 동률로 맞섰다. 두산이 체력적인 우위에 있지만 20일 휴식으로 실전 감각이 문제다.
두산이 10년 전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준우승의 한을 푸는 겨울이 될지, 아니면 SK가 다시 두산을 제물삼아 왕좌에 오를까. 10년 만에 두산과 SK의 흥미로운 한국시리즈가 성사됐다. /waw@osen.co.kr
[사진] 김태형-힐만 감독(위), 김경문-김성근 전 감독(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