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한국에서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었던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승부수가 경기 중반 팀의 역전을 만들어냈다.
SK는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0-3으로 뒤진 6회 로맥의 동점 3점 홈런과 대타 최항의 3타점 2루타에 힘입어 경기를 뒤집었다. 9회 2사 후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연장 접전을 벌이기는 했으나 연장 10회 터진 김강민 한동민의 백투백 홈런에 힘입어 11-10을 힘겹게 승리했다.
1·2차전 승리 후 3·4차전에서 패하며 위기에 몰렸던 SK는 벼랑 끝에서 탈출하며 2012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사실 아슬아슬한 승부였다. SK 선발 김광현의 컨디션도 좋았지만,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투구 내용도 그에 못지않게 좋았다. SK 타선이 득점은커녕 안타를 치기도 쉽지 않은 흐름이었다. 6회 먼저 3점을 내주면서 심리적으로도 불리했다.
그러나 SK는 6회 나온 김혜성의 송구 실책을 등에 업었고, 곧이어 로맥이 3점 홈런을 쳐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 후 김동엽의 안타, 김성현 강승호의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 역전 찬스를 잡았다. 만루이기는 했지만 2사라는 점에서 이 아웃카운트 하나가 중요했다.
여기서 SK는 사이드암 한현희를 상대해 대타 최항 카드를 꺼내들었다. SK로서는 좌타자가 나오면 넥센이 투수교체를 하는 것까지 염두에 둬야 했다. 안우진의 등판 타이밍을 재고 있었던 트레이 힐만 감독은 그 수까지 생각해 최항을 대타로 냈다. 그리고 최항이 안우진의 슬라이더를 기어이 공략하며 우중간에 공을 떨어뜨렸다. 3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힐만 감독은 6-3으로 앞선 7회 메릴 켈리 카드로 굳히기에 들어갔고, 켈 리가 7회를 잘 막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어 7회 1사 1,3루 상황에서 넥센이 오주원을 올리자 힐만 감독은 곧바로 나주환 대타 카드로 맞불을 놨다. 나주환이 오주원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부응했다.
9회 2사 켈리가 흔들리고 실책까지 나와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2사 후 박병호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았으나, 연장 10회말 김강민과 한동민의 백투백 홈런으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투수 교체 시점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탈락은 모면하며 명예 회복의 기회도 다시 잡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