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베테랑 김강민이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하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김강민은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치러진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플레이오프 5차전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연장 10회말 승부를 원점으로 만드는 솔로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SK도 넥센에 11-10으로 재역전승,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경기 후 김강민은 플레이오프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65표 중 40표를 받은 김강민은 제이미 로맥(12표), 김광현(2표), 강승호, 앙헬 산체스, 최항, 안우진(이상 1표)을 제쳤다. 상금 300만원과 MVP 트로피를 받았다.

1~2차전 연속 홈런으로 SK 2연승을 이끌었던 김강민은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21타수 9안타 타율 4할2푼9리 3홈런 6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5차전에서 패색이 짙은 10회말 동점 홈런으로 끝내기 역전극 발판을 마련했다.
다음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 나선 김강민의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을 말하자면.
▲ 너무 힘든 경기였다. 보시는 분들은 재미있었을 것이다. 극적으로 올라간 만큼 한국시리즈도 열심히 하겠다(한숨).
- 한숨의 의미는.
▲ 제 인생 최고의 경기였고, 그만큼 힘든 경기였다. 한동민이 끝내기 홈런으로 이겨 기분이 좋고 너무 고맙다. 11회에 수비 나갈 힘이 없었다. 한동민이 바로 끝내줘 너무 고맙다.
- 플레이오프 MVP 소감은.
▲ 올 시즌 굉장히 힘들게 시작했다. 어려운 시간들을 잘 헤쳐 나와서 좋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다시 생각해도 너무 힘든 순간들이었다. 다시 돌아가라면 돌아가기 싫은 날들이었다. 오늘 같은 이런 날이 있으려 그동안 더 힘들지 않았나 싶다.
- 시리즈 MVP는 처음인데.
▲ MVP보다는 오늘 경기 들어가기 전부터 3~4차전 지고 나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우리 팀 전력 분석에서 많이 준비했다. 전력 분석 팀에서 한 번 더 해야 하니 열심히 하자고 했다. 그런 마음가짐이 다 모여 좋은 경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코칭스태프에 좋으신 분들이 너무 많다. 올 시즌 이렇게 끝내고 싶진 않았다. 마지막 경기는 꼭 승리하고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 한국시리즈 맞이하는 각오가 있다면.
▲ 선수 생활하며 두산이랑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기억들이 많다. 그런 것을 바탕으로 우리 팀은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우리가 조금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하는 건 있지만 시리즈라는 게 결코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예상대로,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라 시즌 때 좋았던 건 시즌으로 접어두겠다. 우리가 불리한 위치이지만 좋은 기억을 되새겨 잠실에서 좋은 경기하고 문학으로 돌아오겠다.
- 힐만 감독에 대한 생각을 말하자면.
▲ 감독님 때문에 경기에 못 나갔다고 생각했으면 지금 이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순전히 내가 슬럼프였고, 내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편했다. 남은 어떻게 할 수 없어도 내 자신은 내가 바꿀 수 있다. 전 시즌 1번타자는 나였다. 시작할 때. 부상이 왔었고, 감독님 나름대로 이런 악재가 겹치니 노수광 선수가 잘하다 보니 1번 자리가 바뀌어진 것이다. 그 뒤에도 내가 잘했다면 계속 경기에 나갔을 것이다. 누구를 탓하는 것보다 내 변화가 먼저였다.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었다. 시즌 시작할 때 안 좋았던 것도 어찌 보면 타격 페이스가 안 올라왔다. 모든 걸 내려놓고 2군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했다.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지만 2군 스태프들이 모두 내게 열심히 하는 만큼 신경을 써줬다. 그런 게 모여져 지금 다시 여기서 플레이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에도 힐만 감독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 또한 많이 배우고 있다. 야구를 그만두기 전까지 조금 더 배우고,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몇 년을 더할지 모르겠지만 더 배우면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
- 잘 싸운 넥센에 한마디 한다면.
▲ 정말 싫어지려고 한다. 너무 잘해서 그렇다. 우리가 떨어지고 넥센이 올라가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잘했다. 와일드카드부터 이렇게 온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팀이다. 정말 좋은 선수들이다. 웬만해선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 그렇다. 돌이켜 생각해봐도 정말 지금까지 그렇게 포스트시즌을 해봤지만 이런 경기는 다시 안 나올 것 같다. 넥센은 정말 대단한 팀이다. 존경을 표하고 싶다. /waw@osen.co.kr
[사진] 인천=최규한 기자 dreaem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