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팀적으로 모두 실패한 시즌이었다. "
지난 2일 통화가 닿은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30)에게 올해를 묻자 '실패'라는 단어가 대답으로 돌아왔다.
손아섭은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4년 98억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잔류했다. FA 첫 시즌, 141경기 타율 3할2푼9리(553타수 182안타) 26홈런 93타점 109득점 20도루 OPS 0.950의 성적을 남겼다. 개인 최다 홈런과 개인 최다 타점 기록을 경신하는 등 FA 계약 첫 해의 징크스는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올 시즌은 실패였고,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린 이유도 있었다. 손아섭은 올해 3시즌 만에 전 경기 출장에 실패했다. 지난 2015년 8월 15일(목동 넥센전)부터 이어져 오 449경기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이 깨졌다. 지난 9월 19일, 잠실 LG전에서 오른쪽 손가락 인대 손상 부상을 당하며 기록을 마감했다. 그 외에도 올해 왼쪽 햄스트링 통증을 겪는 등 금강불괴의 몸에 이상이 찾아왔다.
손아섭은 "개인적으로, 그리고 팀 적으로 실패한 시즌이었고 많이 아쉬웠던 한 해였다"면서 "올해는 제 자신과 약속인 전 경기 약속을 못 지킨 부분이 아쉽다"고 올 시즌을 되돌아봤다. 손아섭다운 반성이었다.
3년 연속 전 경기 출장이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예년과 달리 잔부상에 자주 시달렸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과정에 돌입했다. 손아섭이 최근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팀이 중요한 상황에서 중간 중간 빠지다보니 아쉬움이 남았다"는 손아섭은 "올해 잔부상들이 나오면서 준비 과정이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했고,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한 계기가 됐다. 이제 나도 30대다. 건강하게 선수생활을 오래하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으로 준비 하고 싶었다"고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한 이유를 밝혔다.
손아섭이 개인 트레이너로 고용한 인물은 이상열 트레이너. 손아섭은 "서울 쪽 병원 재활센터에 계시던 분이다. 소개로 알게 됐다"면서 "다른 트레이너들도 인정하는 엄청난 실력자다. 서울에서 일을 하고 계셔서 힘들게 제가 모셔왔고, 트레이너 형도 큰 결심을 해주셔서 도움을 받게 됐다. 감사하다"고 개인 트레이너에 대해 설명했다.
11월부터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회복훈련에 돌입, 일찌감치 2019시즌 준비에 나선 손아섭이다. 시즌 막판 다쳤던 손가락 인대 손상은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 "손가락 인대는 현재 80% 상태다"면서 "시즌 때 아팠던 부위들과 고생했던 부위들을 치료하고 회복하는 과정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도 손아섭은 해외 개인 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장소는 지난해와 같은 필리핀 클락이다. "지난해 갔던 필리핀 클락으로 내년 1월 정도에 개인 훈련을 할 것이다. KT 이상화도 함께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이 끝나고 롯데는 사령탑이 다시 바뀌는 변화를 겪었다. 그래도 양상문 신임 감독은 롯데 선수들과 친숙하고 손아섭과도 인연이 있다. 손아섭은 "2009년 양상문 감독님이 2군 감독님 하실 때 함께했다. 제가 힘들었던 시기였다"면서 "양 감독님께서 제가 잘 할 수 있게끔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양상문 감독과의 기억을 떠올렸다.
올해 실패를 잊고 일찌감치 시즌을 준비하기 시작한 손아섭은 내년을 더욱 기대했다. 그는 "내년에는 올해 실패를 반복 하지 않기 위해서 준비를 잘 해야할 것 같고 개인적으로 벌써부터 기대는 많이 된다"면서 "올해 부상이 있었고 전 경기를 못 뛰었던 것이 다시 방심하지 않고 자만하지 않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원인도 찾아보고 해서 준비를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2019시즌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