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40년 지기 고향 친구들이 부부 동반 모임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거기서 석호(조진웅 분)의 아내 예진(김지수 분)이 먼저 휴대전화 잠금 해제 게임을 제안한다. 저녁을 먹는 내내 모두의 핸드폰을 공유하는 것. 문자, 전화, 카톡으로 인해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깨지기 직전까지 돌입하면서 태수(유해진 분)와 영배(윤경호 분)는 한층 깊어진 사이를 자랑한다.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필름몬스터 드라마하우스)은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지만 특히나 서울대 출신 변호사 태수를 연기한 배우 유해진과 전직 체육교사 영배 역을 맡은 배우 윤경호의 차진 호흡이 돋보인다. 관객들도 두 사람의 대화에서 가장 많은 웃음을 터뜨린다.
유해진과 윤경호가 마치 탁구를 치듯 대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자연스러운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는 상황극을 만들었다.


이재규 감독은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유해진은 굉장히 순발력이 강하다. 사람을 웃기는 데 타고난 거 같다(웃음). 말 한마디만 하면 모든 스태프가 빵빵 터졌다. 윤경호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자신의 역할을 잘 해줬다”며 “사실 7명이 식탁에 모여 연기하면 카메라가 담을 수 있는 각이 한정적인데, 7명의 배우들 모두 자신이 나오는 장면이 아니더라도 제 자리에 앉아 리액션을 잘 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이 감독은 태수와 영배를 비롯해 석호, 예진, 수현(염정아 분), 준모(이서진 분), 세경(송하윤 분)의 직업적 특성과 성격을 반영해 모두 다른 휴대전화 기종을 사용했다. 작은 소품에도 주의를 기울여 디테일을 살린 것이다.
“인물들의 특성에 따라 모두 다른 휴대폰 기종을 선택했다. 그들이 처한 딜레마, 캐릭터에 맞춰서 기기를 결정한 거다. 연출부와 기종 회의를 7~8번이나 진행했다. 인물의 특징에 따라 액정 보호필름도 다르게 붙였다.”

‘완벽한 타인’은 40년 지기 고향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배우자로 구성된 7명의 인물들이 함께 한다.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업을 가졌고 가정생활도 안정된 듯 보이지만 알고 보면 이들은 서로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큰 비밀을 가졌다.
이 감독은 “모든 인간은 다 완벽하지 않다. 각자의 문제, 비밀을 갖고 있다”며 “절친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서로에 대해 다 알 필요가 있을까 싶다. 제 생각에는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을 거 같다. 후벼파서 알아내려고 하지 말고 모른 척 하고 살아가는 게 나을 거 같다. 그런 의미에서(결말이) 따뜻한 느낌을 줄 거 같았다”고 말했다.
7인의 친구들을 완성하기 위해 유해진 조진웅 염정아 이서진 등 최고의 배우들이 뭉쳤다. 높은 신뢰도를 자랑하는 배우들은 이번 영화에서 처음 만났지만, 원래 알고 지내던 절친한 친구 같은 케미스트리를 발산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