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이까지 뽑은 김광현 투혼, 이제는 6년 만의 KS 조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1.03 10: 01

김광현(30·SK)은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마치고 하나의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시즌 막판부터 자신을 괴롭힌 이를 뽑기로 결정했다. 치통 때문에 간혹 경기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사실 중요한 시리즈를 앞두고 뭔가에 손을 댄다는 것이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닐 수도 있다. 치통을 안고도 경기에는 나설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지금 결정할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김광현은 “이것 때문에 못 던진 건 아니다. 그건 핑계일 뿐”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경기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김광현은 투지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자신의 경력 초창기에는 당연히 오는 것 같았던 포스트시즌 등판 기회가 한동안 없었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마지막이었다.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등판을 걸렀다.

두 경기 모두 중요한 시점에 나섰다. 넥센은 한화를 준플레이오프에서 누르고 SK를 상대했다. 1차전은 이런 넥센의 기를 눌러야 하는 중책이 있었다. 5차전은 말할 것도 없이 중요했다. 넥센은 2연승의 기세를 타고 있었고, 김광현이 경기 초반 이를 누르지 못하면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것은 뻔했다. 모두 기선 제압이 중요한 경기들이었다.
김광현은 정면승부를 했다. 김광현은 올해 시즌 초반 투구수 제한이 있었다. 투구수 80개에 5이닝을 소화하려면 탈삼진 위주의 피칭을 해서는 안 됐다. 공격적으로 던지며 맞혀 잡는 게 필요했다. 때로는 안타를 맞을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가운데 넣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달랐다. 이닝소화를 조금 희생하더라도 안 맞겠다는 생각으로 전력투구했다.
완급조절은 없었다. 5차전에서도 1회부터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로 전력투구했다. 이 구종들은 모두 빠른 구종들로, 에너지 소모가 클 수밖에 없었다. 정규시즌에는 커브 등을 섞어 완급조절을 하곤 했지만 포스트시즌은 이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에너지 조기 방전의 위험성을 감수하고 팀을 위해 초반부터 최대치를 쓴 셈이다. 이날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혼신을 투구를 했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기록한 김광현은 6회 팀 수비수들이 병살 플레이에 실패했고, 임병욱에게 던진 하나의 실투가 빌미가 되며 실점했다. 그러나 타자들이 6회 6점을 내며 반격에 성공했고, 결국 극적으로 이기며 동료들과 함께 웃었다. 김광현은 이날 투구 내용에 대해 다소간 아쉬운 기색을 드러내면서도 “그래도 이겼기에 좋게 평가하고 싶다”면서 “치통도 많이 가라앉았다”고 밝은 미소를 보였다.
이제는 가장 중요한 무대에 나서는 김광현이다. 사실 팔꿈치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거듭되는 등판이 부담될 수는 있다. 계속해서 빡빡한 상황에 나서기 때문에 팔꿈치에 걸리는 부하도 크다. 그러나 김광현은 팀이 원하면 언제든지 나가겠다는 의지로 불타고 있다. SK는 김광현이 나선 두 경기에서 어쨌든 모두 이겼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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