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아쉽다. 점수로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50점에 불과하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최영진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정규 시즌 타율 2할9푼4리(126타수 37안타) 4홈런 18타점 13득점을 기록하는 등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으나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크다.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하루 앞둔 1일 기자와 만난 최영진은 "항상 더 잘 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니겠는가.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지만 만족할 수 없다. 아니 만족해선 안된다. 내가 가진 능력의 최고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 스스로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도 있다. 마무리 캠프 때 준비 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 시즌을 통해 자신감도 얻었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도 다시 한 번 느꼈다. 아무래도 주전 선수가 아니기에 경기 출장이 들쭉날쭉하다보니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올 시즌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홈런의 영양도는 만점. 한 방이 필요한 상황에서 장타 본능을 발휘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영진이 손맛을 만끽한 경기 모두 이겼다.
최영진은 7월 10일 포항 롯데전서 0-1로 뒤진 2회 1사 1루서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에게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빼앗았다. 7월 29일 광주 KIA전서 추가 득점이 필요한 가운데 귀중한 한 방을 날렸다. 최영진은 1-0으로 앞선 6회 2사 1,2루서 KIA 선발 팻딘을 상대로 좌월 스리런을 터뜨렸다.

9월 14일 대구 LG전. 삼성은 2회 박한이의 좌월 투런포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타석에는 최영진. LG 선발 헨리 소사의 1구째를 잡아당겼고 좌측 담장 밖으로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시즌 3호째.
최영진은 지난달 3일 대구 KIA전서 20-5 역전승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0-2로 뒤진 3회 선두 타자로 나선 최영진은 KIA 선발 양현종의 2구째를 걷어 좌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비거리는 105m.
삼성은 3회 빅이닝을 완성하며 양현종을 조기 강판시켰다. 이날 삼성은 KIA를 20-5로 격파하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후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최영진은 "팻딘을 상대로 홈런을 쳤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 타자를 고의4구로 출루시킨 뒤 무조건 쳐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결과가 좋게 나와 기뻤다"고 말했다.
최영진은 마무리 캠프 참가 선수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다. 그는 "캠프 명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금껏 나이를 먹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덧 맏형이 됐다니 기분이 묘하다. 힘과 체력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있다. 경쟁에서 이기는 수 밖에 없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수비보다 공격이 강점인 그는 마무리 캠프를 통해 장타생산 능력 향상을 위해 발사각도를 수정하고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타자 친화형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타구를 많이 생산하고 싶다"는 게 최영진의 말이다.
마지막으로 최영진은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장하는 게 목표다. 그렇게 된다면 홈런도 많이 칠 자신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