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불펜의 키로 떠오른 앙헬 산체스(29)의 활용법을 놓고 트레이 힐만 감독이 장고에 들어갔다. 다만 전체적인 그림을 놓고 보면 선발보다는 불펜에서 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여해 이번 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힐만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 및 산체스 활용법에 대한 질문에 확실한 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수가 있어 확답하기 어려운 사정이 반영된 반응이었다.
SK는 2일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김광현과 메릴 켈리 카드를 모두 썼다. 때문에 두 선수가 1·2차전 선발로 들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힐만 감독이 확실한 순번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일단 켈리가 3차전, 김광현이 4차전에 들어가는 시나리오가 좀 더 확률이 높아 보인다.

김광현은 2일 100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기상 변수가 없다면 3차전은 오는 7일 열린다. 팔꿈치 수술 복귀 시즌으로 관리를 받고 있는 김광현이고, 여기에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전력투구하며 에너지 소비가 컸다. 5일 휴식을 보장하고 4차전으로 돌리는 게 나을 수 있다.
반면 켈리는 2차전에서 72구, 5차전에서 49구를 던졌다. 김광현보다는 여유가 있고 3차전에 선발로 나가면 6·7차전 불펜 대기도 가능하다. 힐만 감독은 김광현을 불펜으로 쓰지는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오히려 2차전 선발이 관건이다. 1차전 선발은 이미 박종훈으로 확정이 됐다. SK 코칭스태프는 2일 경기가 끝난 뒤 선발 로테이션을 비롯한 전체적인 시리즈 구상에 대한 회의를 가졌다. 2차전은 일단 문승원이 대기할 가능성이 있다. 그게 SK로서는 더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현재 불펜에서 컨디션이 좋은 산체스를 두 경기 모두 활용하는 것이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1차전 선발 박종훈이 린드블럼과 대등한 승부를 벌인다면, SK는 산체스를 뒤에 붙여 승부를 볼 수 있다. 1차전에서 패하는 흐름으로 간다면 2차전에 문승원과 산체스를 동시에 투입해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3차전에 켈리가 나가면 어차피 산체스를 쓰지 못하기 때문에 1·2차전에 산체스를 최대한 많이 쓰는 게 득이다.
산체스가 2차전 선발로 나서는 시나리오도 있지만 어차피 현재 5이닝을 소화할 만한 몸은 아니다. 한 경기를 완전히 책임질 수 없다면 뒤도 생각해야 한다. 문승원도 공이 빠른 선수지만, 산체스 뒤에 붙으면 평범한(?) 구속이 되어 버린다. 일단 문승원이 전력투구로 4~5이닝을 막으면 산체스를 중요한 순간에 투입시켜 승부를 보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어쨌든 SK로서는 잠실에서 열리는 1·2차전 중 반드시 한 판을 잡아야 업셋을 바라볼 수 있다. 2연패를 당하면 시리즈 분위기가 두산 쪽으로 크게 기운다. SK가 한 판만 잡는다는 생각으로 산체스의 투입 시점을 조율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산체스가 플레이오프에서의 기세를 이어가야 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