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 송해 "북에 계신 母‥" 눈물의 사모곡[어저께TV]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8.11.04 06: 49

송해가 어머니 이야기를 하며 내내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전했다.  
3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 9번째 대화에서는 영원한 국민MC 송해가 출연했다. 92세 송해는 대한민국 최고령 현역 MC이자, 최장수 예능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의 아이콘이다.  
 

MC 유희열이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배출된 스타로 김혜연, 별, 송소희, 홍석천, 박상철 등을 언급했다.
 
송해는 장윤절이 어린 시절 예심에서 탈락했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장윤정은 당시 다섯살 때 나왔다. 나이가 어리면 어머니랑 같이 나오라고 하는데 혼자 나왔다. 나중에 커서 다시 오라고 했는데 그때 '그럼 기념품이라도 주셔야죠'라고 했다. 지금도 그 이야기를 하면 깔깔대며 웃는다. 그때도 깜찍했다"고 털어놨다.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여러분들이 주인공이다. 여러분들이 알려주시는 것이다. 우리는 전달자일 뿐이다. 이 시간까지 3년 계획을 못 세워봤다. 춘하추동 개편을 하니까. 이 때쯤 되면 가을 개편이다"고 말했다. 
이에 MC들이 "선생님도 개편을 고민하시냐"고 놀라자, 송해는 "당연히 고민한다"고 답했다. 
MC 유희열이 "유재석, 강호동의 롤모델이 송해 선생님"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송해는 "죽은 나무가 나와도 꽃피는 나무라고 그래라. 거짓말인지 모르지만, 예심에 나오는 사람들은 기성인이 아니라 아마추어다. 그러니까 연출가만 봐도 기가 죽는다. 연출가가 떠난 뒤 참가자를 만나면 힘을 실어준다. 내 사명은 저 사람을 소개하는 것이지 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송해는 한국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황해도 재령 출신인 송해는 1950년 6.25전쟁 발발 후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과 생이별을 했다. 
광복 당시에 대해 "열여덟이었다. 하도 쪼들리고 지배하에 있어서 소리를 지르는 것도 몰랐다. '광복' '독립'의 뜻도 잘 몰랐다. 만세 한번 잘못했다가 죽는 사람도 있다. 광복 상상을 전혀 못했다. 옆에 친구도 뭔지 모르니까"라고 전했다.  
해방 이후 5년 뒤, 6.25 전쟁이 터졌다. 송해는 당시 24세였다. 송해는 "처음엔 38선이 있어도 왕래를 했다. 장사하는 사람들, 친척이 있는 사람들은 왕래를 했다. 그때 '어머니 걱정마세요. 이틀 뒤에 오겠다'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어머니가 '이번엔 조심해라'고 했는데 그말이 영원한 작별 인사가 됐다. 어머니는 이별을 짐작하고 계셨던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 어머니의 모습에 대한 질문에 "황해도 아낙들은 무명 모자를 잘 썼다. 씻김굿 할 때 쓰는 흰 모자와 비슷하다. 우리 어머니 참 예뻤다"며 눈물을 훔쳤다.
혈혈단신으로 부산에 온 송해는 바로 군 복무를 하게 됐다. 통신병으로 배치된 송해는 "휴전 전보를 내 손으로 쳤다"고 고백했다. 고향 땅으로 가는 길을 끊은, 송해의 얄궂은 운명. 그는 "내가 전보를 두드리고 내가 못 가냐"고 읊조렸다. 
북한을 몇 번 방문했지만, 아직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는 송해는 분단 후 가보지 못한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그는 "마지막 소원은 고향 황해도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을 외치는 것"이라는 소망을 전했다. "'고향에 계신 여러분, 복희가 왔습니다. 전국노래자랑!' 하고 떠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 장면이 꿈에 나타날 정도"라고 덧붙였다.
송해는 뺑소니 교통사고로 잃은 아들과 부인의 별세 소식을 언급하며 "빈자리는 뭘로도 채울 수 없다"고 밝혔다.
유희열은 "어머니가 요양 병원에 계신다. 귀가 잘 안들리신다. 그런데 항상 TV를 틀어놓고 계시는데 내가 나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듣는 이들의 가슴을 짠하게 했다.
송해의 아내는 생전 유희열의 고모와 절친한 사이였다고. 송해는 유희열의 어머니가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송해는 유희열을 진심으로 위로했고, 유희열은 눈물을 흘렸다. /rookeroo@osen.co.kr
[사진] KBS 2TV ‘대화의 희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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