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530편→큰 희망"..故신성일, 국민 배우가 남긴 것 [Oh!쎈 이슈]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8.11.04 13: 47

출연작만 무려 524편이다. 연출·제작까지 더하면 총 530편이 故신성일과 함께 했다. 그야말로 유일무이했던 '국민 배우'였던 故신성일은 마지막까지 한국 영화사에 희망을 안겨주며 큰 족적을 남겼다. 
신성일은 4일 오전 2시 25분께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지난 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신성일은 항암 치료에 전념하며 회복에 힘써왔다. 사망 전날인 지난 3일 병세가 위독해져 한 차례 '사망설'이 불거지기도 한 신성일은 전남의 한 요양병원에서 전남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꽃같은 열정과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는 아들 상석현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운명을 달리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6일로 예정돼있다. 장지는 고인이 직접 건축해 살던 가옥이 위치한 경북 영천 성일각이다. 한국영화배우협회는 "명예 이사장인 신성일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신성일이 한국 영화사에 남긴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신성일은 1960년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이후 총 524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주요 출연작은 '가정교사', '청춘교실', '맨발의 청춘', '별들의 고향' 등이다. 
1970년대엔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그의 연출작은 '연애교실', '어느 사랑의 이야기',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그건 너' 등 총 4편이며 , '코리안 커넥션'은 기획에도 참여했다. 또 '남자시장', '코리안 커넥션', '물위를 걷는 여자',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열아홉의 절망 끝에 부르는 하나의 사랑 노래', '안개속에서 2분 더' 등 총 6편은 제작자로 나섰다. 
반항적이면서도 선굵은 외모로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던 신성일은 '맨발의 청춘'으로 인기가 가장 뜨겁던 시기인 1964년 당시 최고의 여배우인 엄앵란과 결혼했다.  
수상 이력 역시 화려했다. 1968년과 1990년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은 물론이고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최우수연기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대종상영화제 공로상, 부일영화상 공로상 등 수많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영화 사랑이 지극했던 그는 1979년 한국영화배우협회장, 1994년 한국영화제작업협동조합 부이사장, 2002년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춘사나운규기념사업협회장 등을 맡았다. 지난 해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회고전에서는 그의 대표작이 상영됐으며, 투병 중이던 지난 달 4일에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으며 끝까지 영화인으로서 열정을 불태웠다. 
분명 병마와 싸우는 힘든 시기였음에도 신성일은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지난 해 OSEN과의 인터뷰에서 "난 투병 환자가 아닌, 치료받는 사람"이라고 밝히며 "암세포를 축소시키고 수술을 할 예정이다. 내가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그 만큼 중요하다. 의사 선생님이 다른 기관은 다 튼튼하다고 하더라. 앞으로 잘 치료받겠다"라고 긍정적인 의지를 다졌다. 
지난 3월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과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희망을 품었다. '완쾌 후 계획'도 빼곡히 세워둔 그다. 그는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취재진에 '행복’이라는 작품을 기획임을 밝히며 "요새 드라마들은 막장 드라마가 너무 많고 영화에도 잔인하고 살벌한 내용이 너무 많다. 또한 여자주인공인 영화가 없다. 그래서 따뜻함이 없다. 그래서 따뜻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다시 쓰고 있다. 내년 봄에 촬영 들어가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또 "두 번째 작품은 김홍신의 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저작권까지 다 받았다. 이렇게 2년 간의 계획이 다 세워져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소망은 안타깝게도 이뤄지지 못했지만, 살아 생전 남긴 영화계의 큰 족적과 열정, 그리고 여러가지 의미의 희망은 두고두고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서 빛날테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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