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the guest'를 통해 악(惡)함의 진수를 보여준 이가 있다. 모성애 강한 변요한의 어머니에서 악령보다 더 극악한 국회의원으로 변신해 충격을 안긴 배우 김혜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혜은은 지난 1일 종영한 OCN 수목드라마 '손 the guest'(연출 김홍선/ 극본 권소라 서재원)에서 두 얼굴을 지닌 국회의원 박홍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 중 박홍주는 뭐든 자신의 마음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인물. 그는 악령에 빙의되지 않았음에도 살인을 저지른 것은 물론 '손' 박일도의 정체를 알고도 충성을 다하는 모습으로 공포와 분노를 동시에 유발했다.

특히 김혜은은 이러한 박홍주를 때론 자상하면서도 때론 악랄하게 표현해 캐릭터를 입체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 일부 댓글에서는 "김혜은이 아닌 박홍주는 상상이 안 된다"는 극찬이 쏟아졌을 정도다.

이에 대해 김혜은은 최근 OSEN과 진행한 종영 인터뷰에서 "'손 the guest'는 제게 두려움을 수반한 도전이었는데 시청자분들이 너무나 스토리를 잘 따라와 주시고 깊은 애정을 보여주셔서 많은 힘을 받았다. 그 덕분에 끝까지 열심히 할 수 있었다"며 작품을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신을 향한 시청자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어주며 "사실 제가 댓글을 잘 안 보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실시간 톡까지 봤을 정도로 열심히 확인했다. (시청자분들이) 저희보다 더 정확하고 디테일하게 짚어주시더라. '캐릭터를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생각할 정도로 많이 배웠다. 인상 깊었던 댓글은 다 캡처해 놨는데 안 지우고 평생 가지고 있을 거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이어 김혜은은 '손 the guest'로 과감한 연기 변신을 시도한 이유에 대해 "처음엔 너무 무서웠다. '내가 이걸 꼭 해야 해?', '왜 나여야 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 매니저들이 '꼭 해야 한다'고 조언해줬고 '손 the guest'에 JTBC 드라마 '밀회'에서 함께 했던 촬영 감독님과 분장팀이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결심을 내리게 됐다. 결정을 내리고부터는 비슷한 장르의 작품들을 찾아보며 공부했다. 막상 끝나고 나니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참 인복이 많다"고 출연 비하인드스토리를 털어놔 흥미를 높였다. 앞서 그는 지난 9월 종영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김희성(변요한 분)의 어머니인 강호선 역을 맡아 남자른 모자 케미스트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특히 김혜은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김동욱, 김재욱, 안내상에 대해 각각 "김동욱 씨는 제가 꼭 만나보고 싶은 배우였다. 영화 '신과 함께'로 이미 팬이 돼버려서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만나는 신이 별로 없어 아쉬웠다. 다음에 좀 더 많이 연기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김재욱 씨는 현장을 굉장히 기분 좋게 만드는 힘이 있는 인성 좋은 배우다. 짧은 촬영 기간에도 성품이 진짜 신부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동욱 씨나 김재욱 씨 모두 주인공을 맡아서 제 몫을 다하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안내상 선배님과는 두 번째 작품이다. 오랜만에 뵙게 돼서 반가웠고, 선배님이 연세대 신학과 출신이셔서 양신부 역할이 더 의미 있지 않았을까 싶다. 다른 배우가 하는 것보다 선배님이 하시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연기한 박홍주 역에 대해 "여러 군상의 모습을 섞었다. 처음에는 박홍주가 분노조절장애를 지닌 갑질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연기에 몰입하다 보니 결국은 사람들의 가장 앞에 있는, 변질된 리더들의 모습이더라. 리더들이 제구실을 못 하게 되면서 보여주는 이중적인 민낯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박홍주에게 여러 가지 모습이 섞이게 된 것 같다"라고 이야기해 이해를 도왔다.
끝으로 김혜은은 "'손 the guest'는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표현해야 하는 숙제가 모든 배우들에게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도전이었고 그래서 더 연기 열전이 됐다. 시청자분들도 그런 모습을 봐주셔서 응원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라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낸 뒤, "만약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출연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지금 팀이 그대론 간다면, 박홍주가 필요하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라고 답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편 서울대학교 성악 학과를 졸업한 김혜은은 지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MBC 뉴스데스크 기상캐스터로 활동했다. 이후 지난 2004년 MBC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연기자로 데뷔한 그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의 전성시대', JTBC 드라마 '밀회' 등으로 얼굴을 알렸으며 '미스터 션샤인', '손 the guest'에 이어 tvN 새 드라마 '남자친구' 출연을 확정하는 등 다수의 작품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nahee@osen.co.kr
[사진] 원앤원스타즈 제공, '손 the guest'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