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했다"…故신성일, 엄앵란 향한 유언 끝으로 영면 (종합) [Oh!쎈 현장]
OSEN 정지원 기자
발행 2018.11.04 15: 50

'한국 영화계의 큰 별' 고(故) 신성일이 아내 엄앵란에게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했다'는 유언을 끝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고 신성일은 4일 오전 2시 25분 1년 반동안의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4일 오전 1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유족인 엄앵란과 자녀들이 빈소를 지켰고, 최불암을 비롯한 영화계 원로, 이창동 감독, 황혜영 등 생전 고인과 절친했던 이들이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엄앵란은 고 신성일의 유언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딸이 신성일에게 '아버지, 어머니께 마지막으로 전할 말 없느냐'고 물었더니 '참 수고했고 고맙다고 해라. 미안하다고 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딸에게는 '재산 없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밝힌 엄앵란은 편안한 미소를 짓기도. 

엄앵란은 고 신성일을 '사회적이고 일 밖에 몰랐던 남자'라 회상했다. 그녀는 "일에 미쳐서 집안은 내게 맡겼고 그래서 (수많은) 역할을 소화할 수 있었다"면서도 "존경할 만 해서 55년을 함께 살았다"고 밝혔다. 
고 신성일과 엄앵란을 사랑한 많은 팬들에게 한 마디를 해달라는 부탁에 엄앵란은 "사망 오보가 나온 뒤 제주도에서 한 팬이 전화가 와 사실 여부를 물었다더라. 난 그 소식을 듣고 우리의 가정사, 사생활은 온전히 포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들 때문에라도 숭한 꼴 안 보이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생전 고인과 경조사를 함께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밝힌 가수 출신 연기자 황혜영도 빈소를 찾았다. 황혜영은 빈소에서 "며칠 전까지 호전됐다는 얘길 들었었는데 (돌아가시게 돼) 안타깝다"고 밝힌 뒤 "후배된 입장에서 고 신성일은 우러러봐야 할 분이었다. 많이 안타깝다. 영화계 큰 별이 지지 않았나 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역시 취재진 앞 브리핑을 통해 "신성일은 시대의 아이콘이었고 전무후무한 연기자다"라며 "의욕을 가지고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었는데 갑자기 별세하게 돼 유감이다"고 말했다. 
고 신성일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엄수된다. 지상학 회장과 배우 안성기가 공동장례위원장을 맡고, 신영균 김동호 김지미 윤일봉 김수용 남궁원 임권택 정진우 이두용 오석근 문희 고은아가 고문을 맡는다. 부위원장으로는 이덕화 거룡 장미희 송강호 강수연 최민식이 구성됐다.  
한편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고 신성일은 1960-80년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국민스타로 불린다. 인기의 정점이었던 지난 1964년 11월 역시 당대의 스타였던 배우 엄앵란과 부부의 연을 맺었고, 이는 국민적인 관심이 쏟아진 대사건이었다. 지난 2000년에는 제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에도 밟을 넓히고자 했다./jeewonjeo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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