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패했다. 1패 이상의 충격이다.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정규 시즌 우승팀은 1차전에서 실전 감각으로 고생하는 편이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 최주환, 양의지 등이 좋은 컨디션을 보였고, 8회까지 7안타 9볼넷으로 공격은 괜찮았다. 5회 경기를 뒤집었지만 다시 재역전을 허용했고, 7회 무사 만루 찬스를 놓친 것이 뼈아팠다. 이후 잇따른 수비 실책까지, 두산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특히 마운드가 문제다. 에이스 린드블럼을 내세웠지만 잠실구장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린드블럼은 2015~2016년 두산이 한국시리즈를 우승할 때 에이스 니퍼트만큼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와인드업 자세에서 키킹 동작에서 잠시 멈추는 투구폼으로 바꾼 린드블럼은 1회 한동민에게 투런 홈런, 6회 박정권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롯데 시절과 달리 올해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피홈런(16개)이 대폭 줄었으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홈런 2방을 맞았다.
올 시즌 26경기에서 21차례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15승 4패 평균자책점 2.88로 든든한 에이스였다. 그러나 첫 한국시리즈 등판에서 부진했다. 앞으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에 다시 선발로 나설 계획이다. SK 타자들은 문학구장에서 치른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홈런 10방을 터뜨렸다.
좌완 장원준의 불펜 기용도 실패로 이후 부담스럽게 됐다. 올 시즌 극도로 부진했던 장원준은 시즌 막판 불펜 가능성을 점검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일본 전지훈련을 거쳐 불펜진으로 기용하기로 결정했다.
장원준은 3-4로 지고 있던 7회 2사 2루에서 좌타자 상대로 구원 투수로 올라왔다. 좌타자 한동민을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로맥도 2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볼 4개를 던지며 연속 볼넷을 내줬다. 2사 만루에서 최악의 피칭이 나왔다. 박정권 타석에서 폭투가 나와 안타 없이 뼈아픈 실점을 했다. 3-5로 점수는 벌어졌다. 이후 박정권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낸 뒤 강판됐다.
한편 최근 5년간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1차전을 패하고도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이 기대할 만한 통계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