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잡고 플레이오프 통과의 기세를 이어갔다. 홈런과 김태훈이라는 두 최고의 무기들이 그 중심에 있었다.
SK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7-3으로 이기고 기선을 제압했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를 극적으로 통과하며 6년 만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SK는 이날 실전감각이 완전치 않은 두산과 접전을 벌인 끝에 결국 이겼다.
체력적으로 그렇게 큰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1차전 전망이 그렇게 밝은 것은 아니었다. SK는 김광현과 메릴 켈리라는 에이스 원투펀치를 쓸 수 없었던 반면, 두산은 한 달을 푹 쉬고 나온 조쉬 린드블럼이 대기하고 있었다.

실제 이날 린드블럼의 구위 자체는 좋았다. 힘이 있었다. 그러나 SK는 이 린드블럼에게 패전을 안겼다. 집중타가 아닌 한 방이 이를 이끌었다.
1회부터 대포가 터져 나왔다. 린드블럼의 밸런스가 살짝 흔들리는 사이 김강민이 볼넷을 얻었고, 플레이오프 5차전의 영웅이었던 한동민이 커터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을 때렸다.
2-3으로 뒤진 6회에도 대포가 터져 나왔다. 선두 한동민의 볼넷으로 만든 1사 2루 상황에서 박정권이 린드블럼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역시 우측 담장을 넘겼다. SK의 5번째 득점이 7회 2사 만루에서 나온 장원준의 폭투였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홈런이 경기를 지배한 셈이다.
마운드에서는 위태위태한 상황이 이어졌으나 김태훈이 버텼다. SK는 선발 박종훈에 이어 5회 김택형, 앙헬 산체스를 연이어 투입하며 불펜 동원에 들어갔다. 그리고 5-3으로 리드를 잡자 7회 팀 내 최고 셋업맨인 김태훈을 올려 굳히기에 돌입했다.

김태훈은 7회 흔들리면서 경기를 그르치는 듯 했다. 선두 김재환에게 3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내줬다. 시프트가 없었다면 아웃될 상황이었다. 여기서 양의지에게 좌전안타, 최주환에게 볼넷을 내주고 무사 만루에 몰렸다. 경기가 넘어갈 수 있는 위기였다.
그러나 김태훈은 오재일과의 승부에서 145㎞짜리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고 기운을 차렸다. 이어 김재호를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하고 절대 위기에서 벗어났다. 어깨의 짐을 던 김태훈은 8회까지 틀어막고 2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한숨을 돌린 SK는 9회 상대 실책성 플레이와 실책을 등에 업고 2점을 더 보태며 승리를 완성시켰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