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신성일 편히 쉬시길"...안성기·이순재·조인성 추모행렬 (종합)[故신성일 추모]
OSEN 정지원 기자
발행 2018.11.04 20: 59

'한국 영화계 큰 별' 고(故) 신성일의 빈소는 늦은 시간까지 북적였다. 아내이자 동료배우 엄앵란을 비롯해 영화계 관계자들의 추모 이어졌고, 생전 고인의 업적을 기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엄수된다. 
고(故) 신성일은 4일 오전 2시 25분 약 1년 반 동안의 폐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4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30호실에 고인의 빈소가 마련됐고 유족인 아내 엄앵란과 고인의 자녀들이 자리를 지켰다.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은 빈소가 차려지기 전 브리핑을 통해 "신성일은 시대의 아이콘이었고 전무후무한 연기자였다. 지난 9월 병문안을 갔을 때도 의욕 넘치게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었는데 갑자기 별세하게 돼 유감"이라는 뜻을 전했다. 

이어 빈소를 찾은 최불암 역시 고인을 추모했다. 최불암은 "(고 신성일이) 조금 더 건강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고인이 남긴 업적이 오래 빛나길 바란다"며 "철저하게 몸을 다스려온 분이라 (폐암 투병 소식이 알려진 후) 후배들도 많이 놀랐다"고 밝혔다. 
오후 2시를 기점으로 빈소를 지키고 있던 엄앵란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동이 불편해 자녀들의 부축을 받고 취재진 앞에 선 엄앵란은 "고 신성일은 까무러쳐서 넘어가는 순간에도 영화만 생각했고, 죽어가면서도 영화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라며 "마지막으로 내게 남긴 말은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하다'였다"고 밝혔다. 
이어 엄앵란은 "고 신성일은 존경할만 해서 55년을 함께 살았다"고 말한 뒤 "저승에서는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순두부 같은 사람 만나 구름 타고 재밌게 놀라"고 말했다. 남편을 일컬어 '남자도 여자도 아닌, 끝까지 가야 하는 동지'라 설명했던 엄앵란다운 모습이었다. 
이순재 역시 고인이 영화계에 남긴 업적을 높이 사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이순재는 "고 신성일은 한국영화가 획기적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한 사람이다. 너무 일찍 간 사람"이라며 "건강이 좋았다면 말년까지 좋은 작업을 했을 것이다. 관계기관에서도 고인을 추모하고 아쉬워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 신성일과 동시대 배우 생활을 했던 원로배우 신영균은 오후 7시 30분께 빈소를 찾았다. 신영균은 "고 신성일의 소식을 듣고 뭐라 표현하기 힘들다. 고인이 나보다 후배고 누구보다 열심히 건강관리를 했기 때문에 먼저 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고 신성일은 영화에서 짧은 인생동안 하고 싶은 것 다 했으니 행복했을거라 생각한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생전 고인을 '큰아빠'라 부를 정도로 각별하게 가까웠다 밝힌 황혜영은 "며칠 전까지 호전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안타깝다. 우러러 보는 선배가 떠났다. 영화계 큰 별이 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애통해했다. 
김수미 역시 눈물을 흘리며 고인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김수미는 "불과 두 달 전에도 같이 밥을 먹었다. 더 계실 수 있었는데"라고 말한 뒤 "하늘에서도 배우하세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상원은 "고인이 좋은 곳에서 편안히 영면하길 바란다. 고 신성일은 오늘날 같은 한국 영화 영광의 시대를 열어가신 분이다"며 비통해했다. 
임하룡도 빈소를 찾아 취재진을 만난 뒤 애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신성일은 대단했었다. 헤어스타일 하나부터 화제가 됐고 엄앵란과 연애할땐 노래가 나올 정도였다.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대단하신 분이었다. 아프시다는 얘기를 듣고 최근에 만났는데 반가워하셨던 기억이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고 언제나 청춘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후 9시께 안성기가 빈소를 찾았다. 고 신성일의 공동장례위원장이자 내년 영화 '소확행(가제)'를 함께 하기로 했던 안성기는 "내년 영화 시나리오 작업도 거의 끝나갔고 오랜만에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떠나가서 안타깝고 허망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안성기는 "고 신성일은 1960, 70년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스타'였다. 비록 그 빛은 졌지만 우리 마음 속에서 오래 함께하리라 생각한다"며 "마지막까지 현장에 있었던 고인은 우리에게 '우리도 그 연세까지 현장에 남을 수 있겠구나' 하는 좋은 본보기이자 버팀목이다"고 추모했다.  
그 외에도 이창동 감독, 정지영 감독, 전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 김동호, 배우 선우용여, 문성근, 조인성, 김지미, 문희, 박정수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 신성일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엄수된다. 지상학 회장과 배우 안성기가 공동장례위원장을 맡고, 신영균 김동호 김지미 윤일봉 김수용 남궁원 임권택 정진우 이두용 오석근 문희 고은아가 고문을 맡는다. 부위원장으로는 이덕화 거룡 장미희 송강호 강수연 최민식이 구성됐다.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2019년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신성일이 얼마나 영화계에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알릴 수 있는 행사를 만들기 위해 뜻을 모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고 신성일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고 치료에 집중해왔다. 불과 한 달 전인 10월 4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었고, 지난 1일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에 출연하며 강력한 투병 의지를 드러냈으나 타계했다. 
한편 고 신성일은 1960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국민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500편이 넘는 영화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됐고 1964년 당대 최고의 여배우 엄앵란과 결혼해 원조 스타 커플로 등극하며 화제를 모았다. /jeewonjeo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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