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에서 에이전시' 양승호 대표, "야구인으로 도움되는 일 찾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1.07 13: 01

과연 새로운 본보기가 될 수 있을까. 현역 감독이 에이전트로 나서는 첫 사례가 나왔다. 양승호 전 감독이 주인공이다.
스포츠 에이전트 회사인 '디앤피파트너'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양승호 전 롯데 감독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전준우와 신본기를 1호 선수로 계약했다고도 덧붙였다.
국내 야구 시장에 공인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된 것은 2년에 불과하다. 이미 암암리에 선수들이 에이전트에 일임해 구단과의 협상을 도맡게 했지만, 지금은 선수들을 '공식적'으로 대리할 수 있다. 지난해 공인 에이전트 1회 시험을 실시했고, 91명이 합격했다. 올해 7월 열린 2회 시험에서는 37명이 문을 통과했다. 

주로 변호사들이 에이전트 시장에 뛰어드는 가운데, 양승호 전 감독은 에이전트들이 모인 회사의 대표로 취임했다. 직접 대리인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야구인으로서 쌓은 경험을 발판 삼아 에이전트 제도, 그리고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새롭게 개척하고자 한다. 
갑자기 이뤄진 일은 아니다. 지난 6일, 양승호 대표이사는 "사실 8월부터 준비를 계속해서 하고 있었다"면서 "에이전트 시장이 사실 좋은 좁고 사업으로서 좋은 시장은 아니지만, 야구인 선배로서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보고 싶은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다"며 대표 이사 취임 과정을 밝혔다. 
프로 무대 감독이었던 인물이 스포츠 비즈니스 분야로 영역을 확장한 것은 사실상 양승호 대표가 사실상 처음이다. 그동안 여자야구 분야에서 재능기부를 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독립 야구단인 파주 챌린저스 감독을 맡아왔다. 아울러 물류회사의 부사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갖고 있기도 하다.
양 대표는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물류회사 부사장을 5년 동안 하면서 실적도 많이 올랐다"고 운을 뗀 뒤 "야구인으로서 선수나 지도자로 끝나는 게 아니라 후배들한테 열정만 갖고 있다면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새롭게 도전하게 됐다"고 새로운 분야 도전에 나선 이유를 덧붙였다. 
이미 새로운 분야 개척을 활발하게 이뤄나가고 있다. 기존 프로 선수들의 대리인 자격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지에 있는, 한정된 프로 무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양 대표는 "프로의 문이 좁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대만 쪽과 MOU를 체결해서 야구를 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자 한다. 중국 시장 쪽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저연봉 선수들을 위한 지원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필리핀 클락이라는 지역과 MOU를 체결해서 소속 선수들이 따뜻한 곳에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투자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가 감독을 맡았던 파주 챌린저스 독립구단도 소홀히 하지 않을 예정. 그는 "파주 챌린저스는 내가 안고 가야한다"면서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활발하게 만들고 투자를 얻어내기 위해 파주시 쪽과 얘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사업적으로 말해서는 아직 초기 투자 단계다. 수입보다는 지출과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는 시간. "1~2년은 투자만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하는 양승호 대표는 "이름 있는 선수들이 우리 회사와 계약을 맺으면, 후배들을 위한 유소년 야구 장학재단을 만들고 유소년 해외 야구 캠프들을 추진하는 등의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지금 많은 분들이 상황을 이해해주시고 도움을 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양 대표의 새로운 도전 소식에 현역 선수들의 문의도 많다는 후문. 현역 감독에서 스포츠 비즈니스까지. 양승호 대표의 새로운 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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