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인 에이스 메릴 켈리(30)가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실점으로 2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투구 내용은 크게 나무랄 곳이 없었다.
켈리는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비자책) 호투를 선보이며 팀의 초반 기선 제압에 큰 공을 세웠다. 포스트시즌 들어 SK 선발투수의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켈리는 팀이 4-2로 앞선 8회 마운드를 넘겨 포스트시즌 첫 승 기회도 잡았다.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투구 내용을 보인 켈리였다. 2차전에서는 4이닝 1실점으로 무난하게 경기를 풀어나갔으나 손 저림 증상으로 조기 강판되며 불펜에 짐을 남겼다. 5차전에서도 7회 구원 등판했으나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수비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은 분명했지만, 기본적으로 피안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최고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자신의 포스트시즌 잔혹사를 끊었다.

1회부터 150㎞를 웃도는 빠른 공을 던진 켈리는 컨디션이 좋은 듯 시작부터 정면승부로 두산 타선을 눌렀다. 1회 허경민 정수빈 박건우를 모두 범타로 처리한 켈리는 1회 로맥의 3점 홈런으로 득점 지원까지 받았다. 그러자 2회에는 최주환을 1루수 땅볼로, 양의지를 헛스윙 삼진으로, 오재일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경기 초반을 완벽하게 풀어나갔다.
타선이 2회 1점을 더 지원했다. 다만 켈리는 3회 들어 제구가 조금씩 흔들리며 고전했다. 1사 후 정진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오재원과의 어려운 승부를 결국 헛스윙 삼진으로 마무리했고, 허경민의 3·유간 깊은 타구는 유격수 김성현이 호수비로 건져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4회도 삼자범퇴였다. 정수빈을 투수 앞 땅볼, 박건우를 중견수 뜬공, 최주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4회 투구수는 단 8개였다.
그러나 4-0으로 앞선 5회 수비 실책이 빌미가 된 2실점을 떠안아 추격을 허용했다. 선두 양의지의 3·유간 깊은 타구 때 유격수 김성현의 실책으로 주자가 나갔다. 오재일의 내야 땅볼 때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았지만, 김재호의 좌전 안타 때 1점을 내줬다. 켈리는 정진호를 내야 땅볼로 잡아냈으나 이어진 2사 2루에서 오재원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다시 1점을 내줬다.
4-2로 앞선 6회에도 실책 때문에 흔들렸다. 1사 후 박건우의 평범한 2루 땅볼 때 불규칙 바운드가 나오며 다시 실책이 나왔다. 이어 최주환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1사 1,3루에 몰렸고 양의지에게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에 몰렸다. 여기서 오재일의 투수 땅볼 때 좋은 수비로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내 일단 한숨을 돌렸다. 이어 김재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포효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선두 정진호를 2루 땅볼로, 오재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7회에도 포심 최고 구속이 150km 이상이 나올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다. 켈리는 허경민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정수빈을 범타로 잡아내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