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의 호투와 홈런. SK가 필승 공식을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도 그대로 선보였다.
SK는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2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했다. 잠실 1차전에서 승리를 따낸 SK는 2차전 패배의 후유증을 최대한 빨리 지워내며 다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SK는 올 시즌 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빛나는 팀이다. 불펜이 압도적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역시 힘은 선발에서 나왔다. 올 시즌 SK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17로 2위 넥센(4.73)을 크게 앞섰다. 여기에 SK는 팀 홈런 1위의 팀이기도 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00개 이상의 아치를 그렸다.

SK의 정규시즌 필승 공식은 선발의 호투, 그리고 적시에 나온 홈런이었다. 이 두 개가 묶어지는 날에는 거의 대부분 이겼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홈으로 돌아온 3차전에서도 이 두 가지 요소가 적절하게 어우러졌다.
선발로 나선 메릴 켈리는 자신의 포스트시즌 잔혹사를 완벽하게 끊어냈다. 한국시리즈 첫 등판인 켈리는 7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치며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4회까지는 노히트 피칭으로 두산 타선의 기를 완전히 꺾었다. 5회 실책이 빌미가 된 2실점을 하기는 했으나 추가 실점을 막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6회 1사 만루에서는 두 개의 범타를 유도하며 절대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날의 승부처였다. 켈리는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두산의 추격을 막아냈다. 7이닝 동안 자책점이 단 하나도 없었다.
홈런도 터졌다. 그것도 1회였다. SK는 두산 선발 이용찬의 초반 제구가 흔들리는 것을 틈타 1회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로맥이 이용찬의 높은 쪽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두산은 2차전 승리로 몸을 풀고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을 참이었다. 그런 두산의 기세를 꺾은 것이 바로 로맥의 대포였다. 한 번의 스윙이었지만 3점이 났다. 두산이 한 번에 만회하기는 쉽지 않은 점수였고, 켈리가 이 점수를 지켜내며 이날의 결승타로 자리잡았다. 로맥은 4-2로 앞선 8회 솔로포 하나를 더 보탰고, 무사 1루에서는 이재원이 쐐기 투런포를 터뜨리며 마침표를 찍었다.
인천 불패도 이어졌다. SK는 2012년 10월 22일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부터 이날까지 인천 7연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도 홈에서는 모두 이겼다. 역시 대포의 힘이 그 중심에 있었다. 1차전에서 박정권의 끝내기 포, 2차전에서는 홈런 세 방이 적시에 터졌고 5차전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홈런으로 경기를 끝냈다. 4경기 모두 홈런이 결승타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