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난자리가 두드러지는 시기가 왔다. 예상치 못한 김재환의 공백이 두산의 외국인 타자 부재를 더욱 뼈아프게 만들 모양새다.
두산은 지난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2-7로 패했다. 이로써 두산은 시리즈 전적 1승2패가 되면서 열세에 놓이게 됐다.
두산은 3차전을 앞두고 악재와 마주했다. 4번 타자 김재환이 우측 옆구리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것. 일단 통증을 느낀 즉시 김재환은 인근 바로병원으로 이동해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으로 정밀 검진을 받았지만 정확한 판독이 어렵다는 결과를 받았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의 4차전 출장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며 김재환의 부재 속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환 대신 4번 타자로 출장한 최주환이 지난 2차전 3안타에 역전 쐐기 투런포를 터뜨리는 등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날 역시 4타수 1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재환도 지난 2차전에서 2루타 2방 포함해 3안타 경기를 펼쳤다.
김재환의 공백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김태형 감독은 "4번 타자 김재환의 부재가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고 말하며 김재환의 부재를 절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떠오르는 것이 외국인 타자의 부재다. 정규시즌 두산은 외국인 타자의 도움 없이 시즌을 꾸려왔고 완벽한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마지막 관문에서 외국인 타자의 공백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두산은 지미 파레디스를 외국인 타자로 데려왔지만, 21경기 타율 1할3푼8리(65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만 기록한 채 퇴출시켰다. 대체 선수로 데려온 스캇 반슬라이크 역시 허리 통증에 더해 한국 무대 적응까지 애를 먹으면서 12경기 타율 1할2푼8리(39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만 기록하고 짐을 쌌다. 외국인 선수 대체 카드를 타자 쪽으로 집중했지만 더 이상의 대체 선수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외국인 타자 없이도 충분히 강력한 전력을 자랑했던 두산이다. 그러나 기존 전력에 외국인 타자까지 더해진다면 상대를 더욱 압박할 수 있는 전력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예상치 못했던 김재환의 이탈인데, 외국인 타자의 부재까지 겹치면서 타선의 아쉬움은 커졌다. 상대인 SK가 3차전 제이미 로맥이 선제 스리런 홈런과 쐐기 솔로포 포함 멀티포 4타점으로 활약한 것과 비교한다면 그 부재는 더욱 두드러졌다.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 하나를 애초에 스스로 제거한 채 한국시리즈를 맞이했다. 정규시즌은 녕 압도할 수 있었지만, 중량감 있는 외국인 타자 한 명이 더 있었다면 김재환의 이탈 여파도 최소화할 수 있었을 터.
한국시리즈에서야 고개를 드는 결과론이다. 김재환도, 외국인 타자도 없는 두산의 한국시리즈 여정은 순탄치 않게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