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스 하퍼(26)와 그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프리에이전트(FA) 여정을 시작했다. 3억 달러 오퍼를 거절한 것이 시작이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가 올 시즌 정규시즌 최종전 시점, 브라이스 하퍼에 장기 계약을 제시했지만 거절 당했다. 하퍼가 제의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의하면 "9월 내내 하퍼와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워싱턴과 연장계약을 논의했다. 한 소식통은 '공격적인 제안'이라고 칭했고, 두 사람은 '역사적인 제안'이라고 칭했다"면서 "또 다른 소식통에 의하면 그 제안에는 옵트아웃은 없었고 하퍼가 받아들일 수 있는 4억 달러보다는 적었을 것으로 추측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밝혀진 워싱턴의 제안은 계약기간 10년 금액은 3억 달러. 종전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액 계약은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지난 2014년 마이애미 말린스와 맺은 13년 3억2500만 달러. 하퍼의 계약 제시는 스탠튼의 제안에 준하는 엄청난 제안이다.
하지만 이 제안을 보라스는 거절했다. 마이크 리조 워싱턴 내셔널스 단장은 "우리의 독점적 권리를 이용해 시즌 막판 하퍼와 협상을 펼쳤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당시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
에이전트계의 '거상' 보라스는 하퍼의 가치 끌어올리기에 여념이 없다. 당시 협상에서 워싱턴은 거액의 인센티브까지 제시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양 측은 거액의 인센티브를 서로 제시했다. 내셔널스는 정당한 범의 내에서 인색하다는 것을 불식시킬 수 있는 거액의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보라스측은 하퍼가 다른 팀에서 제안을 받기 위해 전례없는 제안을 하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워싱턴으로서는 이미 거액의 제안을 했고, 퀄리파잉 오퍼까지 제안하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다. 이제 공은 하퍼와 보라스에게 넘어갔다.
보라스는 하퍼 세일즈에 여념이 없다. 올해 FA 시장에서 류현진, 기쿠치 류세이, 댈러스 카이클 등의 고객들이 있지만 하퍼가 역시 최대어다. 보라스는 최근 MLB 네트워크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하퍼와 계약하는 것은 명예의 전당 선수을 예약한 선수와 계약하는 것과 같다"며 그 이유들을 언급했다.
보라스는 "25세에 자유계약 선수가 되는 선수가 몇 명 있는가? 1980년 이후로 4명 밖에 없었고, 하퍼는 그 4번째이다"면서 "하퍼의 기록들을 살펴보면, 그 정도 성적을 보여준 선수들은 모두 명예의 전당 멤버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퍼는 1루수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거액의 투자를 감행할 수 있는 뉴욕 양키스를 감안한 발언이다. 루크 보이크, 그렉 버드 등 1루수에서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팀의 약점을 채울 수 있는 복안이다. 지안카를로 스탠튼, 애런 저지, 애런 힉스, 브렛 가드너 등 외야 자원이 풍족한 양키스이지만 하퍼의 가세로 타선의 힘을 보태고 외야진의 유동성도 늘릴 수 있다는 주장. 현지 언론들 역시 하퍼의 1루수 기용에 부정적이지 않다. 보라스의 주장도 일리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보라스의 시즌이 돌아온만큼 '협상용 멘트'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아울러 하퍼는 FA 시즌 타율 2할4푼9리 34홈런 100타점 OPS 0.889로 기대보다는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하퍼는 현재 최고의 매물이고, 그의 에이전트 역시 현재 업계 최고 지위다. 보라스와 FA가 된 하퍼의 오프시즌 대박을 향한 여정은 3억 달러를 거절한 순간부터 시작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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