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올해 포스트시즌 테마는 정규시즌과 다를 바가 없다. 홈런이라는 확실한 테마를 가지고 한국시리즈까지 풀어가고 있고, 가을여정에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다. 그 중심에는 홈 구장인 행복드림구장이 있다. 그리고 두산의 에이스들을 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다.
SK는 올해 단일 포스트시즌 홈런 1위로 올라섰다. 플레이오프 5경기, 한국시리즈 3경기 등 총 8경기에서 18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지난 2001년 두산의 17홈런 기록을 훌쩍 넘었다. 아직 포스트시즌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SK의 이 수치는 나날이 늘어갈 공산이 크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다 홈런 팀(234개)이었고 올해 역시 23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홈런 생산의 본거지인 행복드림구장에서 올해 포스트시즌 홈런 13개를 쏘아 올렸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로맥의 멀티포와 이재원의 홈런 등 3개의 홈런으로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만들었다.

늘어나는 홈런 수만큼 분위기도 수직 상승 중. 여기에 지쳐가던 시점에서 지난 8일 우천 취소로 하루 꿀맛같은 휴식을 취했다. 선수단 분위기는 "흐름을 못 타서 아쉬운 것 보다는 하루 쉬어서 다행이다"는 안도감이 퍼지는 분위기. 휴식이 SK의 흐름에는 전혀 문제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SK 입장에서는 내심 반가운 상황을 맞이했다. 두산이 우천취소로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면서 오는 4,5차전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원투펀치를 내세운다. 두산의 벼랑 끝 전술에 SK도 압박감을 느낄 수 있을 터.
하지만 SK는 지금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다. 되려 "잠실에서 만나는 것보다 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나는 것이 더 낫다"라는 생각이다. 기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4차전 선발 투수인 린드블럼은 행복드림구장에서 올해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5.06(16이닝 9자책점)에 그쳤다. 피홈런도 3개를 기록했다. 린드블럼의 시즌 올 시즌 땅볼/뜬공 비율인 0.58은 행복드림구장에서 SK 선수들의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뜬공의 비중이 높을수록 홈런으로 이어지는 비중도 높기 때문.
그리고 지난 2차전 7이닝 무실점으로 봉쇄당했던 후랭코프는 올해 행복드림구장 등판 경험이 없다. 드넓은 잠실보다 행복드림구장의 좁은 환경에 압박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SK 타선은 이런 상황들로 인해 외국인 원투펀치를 상대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들의 페이스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 이제 행복드림구장에서의 대포쇼는 두산의 외국인 원투펀치를 겨냥하고 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