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의 KS 우승트로피, "어디에 있나요"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11.09 13: 02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는 매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홈플레이트 앞에 10여분 공개된다. 멀리서나마 팬들이 볼 수 있는 순간, 시구 행사에 앞서 옮겨진다.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는 순회제로 우승팀이 1년간 보관한 후 다음 연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반납한다. KBO는 전년도 우승팀에게 진품과 비슷한 복제품을 전달한다.
그렇다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는 어디에 보관되고 있을까. 우승팀 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팬들은 우승 트로피를 쉽게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KIA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1년 동안 보관했고,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KBO에 돌려줬다. KIA 관계자는 "올해 시즌 동안 챔피언스필드 옆의 구단 박물관에 트로피를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복제품 역시 박물관에 전시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구단 사무실에 2016년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와 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복제품)가 있다. 올해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 역시 구단 사무실에 자리잡고 있다. 두산팬들이 볼 수 없는 공간이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는 이천 베어스파크에 있다.
삼성은 라이온즈파크 1층 출입구 로비에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전시해 놓고 있다. 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을 비롯해 2002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 2005년~2006년, 2011년~2014년까지 8차례 우승 역사를 자랑스럽게 알려준다.
그런데 8개의 우승 트로피가 늘어서 있는 것을 본 삼성팬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1층 출입구는 일반 팬들은 드나들 수 없는 공간이다. 선수단과 구단 직원, 미디어 관계자들이 오가는 공간이다. 우승의 역사를 멋지게 꾸며놨지만, 팬들은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2017시즌 미국 메이저리그 취재를 다녀온 경험이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 AT&T 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경기를 취재했다. 맥코비 만을 배경으로 자리잡은 구장은 메이저리그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구장이다.  
AT&T 파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였다. 샌프란시스코는 2010년, 2012년, 2014년 세 차례 '짝수 해 우승'을 차지했다. 영광의 트로피를 야구장 내 이동 통로에 부스를 마련해 전시해놓고 있었다. 앞쪽에는 3개의 우승 트로피, 뒤쪽에는 3개의 우승 반지를 각각 진열했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오가며 트로피를 구경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는 뿌듯한 경험일 터.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는 1967년부터 제작됐고, 현재는 보석 전문 브랜드 ‘티파니&코’에서 매년 제작한다. 24인치(약 60cm) 높이의 트로피에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을 상징하는 30개의 깃발이 있다. 
지금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는 2011년에 제작됐다. 주얼리 브랜드 '골든듀'에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으로 5000만원 상당의 가격이다. 트로피의 몸체는 황동, 스테인레스스틸과 백금(로듐)도금, 24K골드도금으로 되어 있다. 트로피 상단의 야구공은 스털링실버(약 185g), 로듐도금, 스와롭스키 큐빅지르코니아 1005pcs로 되어 있다. 키 포인트인 야구공은 1000개가 넘는 큐빅이 박혀 있다. (복제품 트로피는 야구공에 큐빅이 없다)
5000만원이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의 가치로는 그렇게 값비싼 것은 아니리라. KBO가 한국시리즈 우승 팀이 영구 소장할 수 있도록 매년 진품에 우승팀 구단 이름을 새겨서 시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 5000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포스트시즌 관중 수입과 우승 상금에 비하면 미미한 금액이지 않은가. 복제품 트로피는 KBO가 우승팀의 품위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것 같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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