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KS ERA 2.23’ 김광현, 한국시리즈의 역대급 강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1.10 06: 02

비록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이름 석 자가 주는 무게감을 증명하는 경기였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강한 역사를 하나 더 새겨 넣었다. 김광현(30·SK)이 큰 무대에서의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김광현은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팀의 초반 기세를 이끌었다. 김재환이 빠져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강한 두산 타선을 묶으면서 팀의 1-0 리드를 이끌었다.
시작부터 정면승부로 두산 타자들의 기를 꺾었고, 위기 상황에서 강인한 면모를 선보이며 덕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전형적인 에이스의 투구였다. 이날까지 올해 한국시리즈에 등판한 선발 투수 중 6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실점하지 않은 유일한 투수로도 남았다. 강한 전력을 가진 팀들의 대결임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

이런 김광현은 한국시리즈에 강한 면모를 이어나갔다.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역투를 펼치며 스타로 발돋움한 김광현은 이날로 9번째 한국시리즈 등판(선발 7경기)을 마쳤다. 9경기에서의 평균자책점은 2.23에 불과하다. 큰 경기에 강한 스타일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역사적으로 따져도 한국시리즈에서 김광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선수가 많지는 않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선발로 5경기 이상 등판한 선수 중 김광현보다 더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손에 꼽는다. 문희수(0.68), 선동열(1.74), 이대진(2.21)만이 김광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다. 현역 선수로는 부동의 선수다.
김광현에게 등판 기회가 한 번 더 있을지는 동료들에게 달렸다. SK는 4차전에서 김광현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1-2로 역전패했다. 시리즈는 2승2패, 원점으로 돌아갔다. 일단 6차전까지는 무조건 시리즈가 진행된다. 다만 이틀을 쉬고 6차전에 등판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7차전까지 가야 등판 기회가 있을 수 있다.
팀으로서는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장담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만약 7차전에 갈 경우 그때 상황을 보고 김광현의 투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팔꿈치 수술 후 관리를 받는 상황이라 선발로는 등판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요한 순간에서 2이닝 정도의 불펜 투입이라면 가능성이 열려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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