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미국으로 돌아간다. SK의 재계약 제안에도 불구하고 양친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미국행을 결정했다.
2017년 시즌을 앞두고 2년 계약을 맺은 힐만 감독은 중위권 팀이었던 SK를 올해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KBO 리그에 매니지먼트형 감독의 존재감을 널리 알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팬 서비스 등에도 열려 있는 모습으로 호평을 샀다. 확실히 국내 감독들과는 다른 색깔을 가진 지도자로 기억될 것은 분명하다.
1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은 힐만 감독의 인천 마지막 경기였다. 한국시리즈는 계속 이어지지만, 6·7차전은 잠실에서 열린다. 인천에서는 올 시즌 최종전이었다. 힐만 감독은 시리즈가 끝나면 곧바로 미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홈팬들과는 마지막 만남이 될 공산이 컸다.

2년간 정들었던 구장에서 마지막 경기를 맞이하는 힐만 감독도 승리와 함께 하는 마무리를 꿈꿨다. 하지만 초반에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투수들이 몇 차례 위기를 잘 넘기며 버텼지만, 타선이 상대 선발 세스 후랭코프에 꽁꽁 묶이며 답답한 양상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힐만 감독은 이날 타격감이 좋지 않은 박정권과 김동엽을 빼고 최항과 정의윤을 투입해 반전 동력을 얻고자 했다. 정의윤이 안타 세 개를 치며 분전했지만, 나머지 타자들의 타격감이 너무 식은 상황이었다. 선발 박종훈이 정진호에게 허용한 솔로홈런도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한 번의 기회를 잘 살렸다. 7회 정의윤이 안타로 물꼬를 텄고, 강승호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김성현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날렸다. 두산의 중계 플레이에서도 실책이 나오며 김성현이 3루까지 갔다. 이어 김강민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8회에는 최정의 평범한 뜬공 때 김재호의 실책으로 무사 2루 기회를 잡았고 박정권이 중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더 보탰다. SK는 9회를 정영일이 막아내고 4-1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이긴 SK는 하루를 쉬고 12일 한국시리즈 6차전을 치른다. 3승2패, 우세 상황이 되면서 이제 남은 2경기 중 한 경기만 이기면 된다. 물론 아직 시리즈가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니혼햄 감독 시절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는 힐만 감독이 한·일 모두에서 정상에 설 확률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