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다시 돌아온 인천의 가을, SK가 팬들에게 지킨 예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1.11 09: 31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한동안 포스트시즌 경기를 볼 기회가 없었다. 팀이 중위권으로 처졌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한때 가을 잔치가 당연한 듯 여겼다. 하지만 한 번 도망간 인천의 가을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2015년과 지난해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갔지만 그마저 첫 판에서 탈락해 인천으로 올 기회는 없었다. 그래서 그럴까. 시즌 전 선수들은 “올해는 홈팬들 앞에서 가을야구를 하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우선 SK 선수단은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면서 그 최소한의 약속을 지켰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포함해 총 6번의 홈경기를 치렀고, 인천 팬들은 모처럼의 가을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었다.
성적이 좋아 더 의미가 컸고, 팬들도 신이 났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1·2·5차전을 모두 이겼다. 다 홈에서 열린 경기였고, 1차전과 5차전은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하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전력상 한 수 위인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5차전에서도 2승1패를 기록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채 인천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팬들도 모처럼 인천으로 돌아온 선수단을 뜨겁게 응원했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3경기는 물론,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도 원정 팬들보다 훨씬 더 많은 홈팬들이 입장해 열광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한국시리즈 5차전이 끝난 뒤 팬들은 승리에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라 경기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구단도 팬들의 성원에 예의를 지켰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준비를 단단히 했다. 열흘 정도의 휴식기 동안 영상만 40여 편을 제작했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그 중에서도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의 각오를 담은 티저 영상은 팬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선수들이 직접 손으로 문구를 써 팬들에게 전달하는 등 진정성이 돋보인다는 평가였다. 푸드 트럭 등 경기장 외부에도 많은 신경을 쓰며 축제 분위기를 잘 살렸다.
이제 인천에서의 2018년은 모두 끝났지만, 선수들은 대업을 완성하기 위해 잠실로 향한다. 한국시리즈에서 3승2패로 앞서 있는 SK는 이제 6·7차전 중 한 경기만 이겨도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다. 우승 트로피를 인천으로 가지고 오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있다. 우승 트로피를 따낸다면, 올해가 가기 전 인천에서 팬들과 다시 한 번 만날 기회가 있을 전망이다. 팬들도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