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2G 출전' 이동국, "이제는 옆 그리고 뒤 주위를 봅니다" [인터뷰]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11.11 07: 01

"축구는 인생의 한 부분입니다".
이동국은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36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 나선 이동국은 통산 502경기를 뛰며 필드 플레이어로는 최다 출장 기록을 만들었다.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데뷔한 이동국은 프랑스 월드컵을 통해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었다. 이동국은 첫 해 24경기를 뛰면서 크게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잦은 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이 겹치면서 K리그에서는 폭발적인 경기력을 많이 선보이지 못했다. EPL 미들스브러와 성남을 거쳐 2009년 전북에 입단한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과 전성기대를 열었다. 이동국은 K리그 6차례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 그리고 K리그 MVP 4회 수상 등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최다 출장이다. 전체 선수중에는 3위지만 김병지-최은성 등 골키퍼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뛴 선수다. 또 이동국은 단순히 경기에 잠시 출전하는 것이 아니라 올 시즌도 제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13골-4도움을 기록중인 그는 제주전에서도 풀타임 뛰었다.
경기를 마친 그는 "결국은 해냈네요..."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풀타임 뛰었지만 밝은 얼굴이었다.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즐길 계획을 만든 그였기 때문에 대기록 달성을 온 가족이 함께 축하하는 것에 대해 기쁨 마음이었다.
이동국은 "필드 플레이어로 많은 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만족하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통해 계속 출전하고 싶다. 경쟁력 없이 뛰는 것은 원하지 않는 일"이라면서 "시즌 막바지이고 체력적으로 떨어지지 않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골은 넣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 자체는 부진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많은 기회를 부여 받고 있는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에게 전 날 선발 출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그동안 기록에 대해 지금 만족스럽게 생각한 경우는 없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출전하겠다는 생각 뿐이다"라면서 평소와 다르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전북과 재계약에 대해 "단장님께서 일단 말씀은 하셨는데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으셨다"면서 "전북에 큰 애착을 갖고 있다. 선수생활을 마무리 할 곳은 전북이다. 물론 변수는 항상 존재하지만 전북에서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불혹의 나이에도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이는 그는 "이십대 초반에는 정말 노력하고 열심히 훈련했지만 지금 보다 더 힘들었다.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좋은 신체를 통해 이겨내고 있다. 또 성격상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기 때문에 큰 고민이 없다. 탄산음료 혹은 커피 등을 먹지 않는 선수들도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선수 생활은 내 인생의 일부다"라고 설명했다.
전북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 버스 혹은 숙소에서 가장 빠르게 잠이 드는 선수가 바로 이동국이다. 또 가리는 음식도 없고 특별하게 고민도 하지 않는다. 부상을 당하면서도 가장 빠르게 회복하는 것도 타고난 복.
이동국은 "골 많이 넣었을 때는 별 말들이 없었는데 후배들은 지금 502경기를 뛰자 축하를 많이 해줬다. 502경기 출전이 대기록이라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면서 "관리를 잘하다가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하면 힘들다. 선수의 특성은 다르다. 많이 뛰는 선수라면 지금까지 못왔을 것이다. 주위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그래서 큰 도움이 됐고 오래시간 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북에서 자신의 축구인생을 바꾸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최강희 감독에 대해서는 "요즘 감독님과 눈을 맞추지 않고 있다. 서서히 정을 떼야 한다"고 농담을 건넨 뒤 "선수들은 아마추어가 아니다. 감독님이 계시지 않더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스플릿 라운드서 우리가 더 힘을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초반 성공도 맛봤지만 '게으른 천재'라고 불리기도 했던 그는 "그런기억은 없다. 20대 초반에 그런 모습도 나왔을 수 있다. 당시에는 앞만 봤지만 지금은 옆도 보고 뒤도 본다. 주위를 둘러 보면서 축구를 한다"며 "인생을 크게 보고 싶다. 웃으면서 즐겨야 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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