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피날레가 될 수 있을까.
올 시즌을 끝으로 SK는 트레이 힐만(55) 감독과 작별한다. 계약 기간 2년이 만료될 힐만 감독은 지난달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양친 건강 문제로 미국 복귀를 선언했다. 힐만 감독은 지난 10일 인천에서 마지막 경기였던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승리한 뒤 홈팬들에게 뜨거운 안녕을 했다.
힐만 감독뿐만이 아니다. 외인 에이스 메릴 켈리(30)도 내년에는 SK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켈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즌 중후반 여러 스카우트들이 켈리의 선발등판 경기를 체크했다. 내셔널리그 모 구단이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제시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어떤 형태로든 내년 미국 무대에서 활약할 게 유력하다.

그래서 켈리에겐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S 6차전이 한국에서 마지막 등판이 될지도 모른다. 만약 이날 SK가 승리하면 4승2패로 KS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힐만 감독과 켈리 모두 'SK V4' 대업을 이루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다. 켈리에게는 화려한 피날레 기회다.
지난 2015년 SK에 입단할 때만 하더라도 켈리는 만 27세 젊은 나이 외에는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경력도 없었고, 몸값도 35만 달러로 하위권이었다.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켈리의 몸값은 총액 140만 달러로 정확히 4배가 뛰어올랐다.

위상도 달라졌다. 4년간 SK 외국인 투수 한 자리는 매년 바뀌었지만 켈리는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켰다. 4년간 총 119경기에 등판, 729⅔이닝을 소화하며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 탈삼진 641개를 기록했다. 이 기간 리그 전체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이닝 4위, 다승 5위에 해당한다.
포스트시즌(PS)에 약한 게 흠으로 지적됐지만, KS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지난 7일 인천에서 열린 3차전에서 7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무자책) 위력투로 SK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PS 선발등판 4경기 만에 거둔 첫 승이기도 했다.
내친김에 KS 6차전에서 다시 한 번 승리를 노린다. 만약 이날 켈리가 좋은 투구 내용으로 승리투수가 된다면 KS MVP 수상도 노려볼 만하다. 역대 KS에서 외국인 MVP는 2000년 현대 톰 퀸란, 2001년 두산 타이론 우즈, 2014년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 등 3차례 있었지만 투수는 없었다. 켈리가 최초 수상자가 될 수도 있다.
어쩌면 한국에서 마지막 등판이 될지 모를 KS 6차전. 켈리가 힐만 감독과 함께 SK에 뜨거운 안녕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