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질없는 가정이다. 브라이스 하퍼를 데려왔다면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월드시리즈 2연패를 할 수 있었을까.
미국 '디 애슬레틱'은 11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이 지난 7월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하퍼 트레이드를 위해 워싱턴 내셔널스에 문의한 사실을 알렸다. 휴스턴이 유망주 카드를 내세워 하퍼 트레이드가 합의 직전까지 갔으나 워싱턴 구단주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휴스턴이 워싱턴에 카드로 내민 유망주는 MLB.com 파이프라인 자체 유망주 순위 8위 우완 투수 J.B. 부카우스카스, 15위 포수 가렛 스텁스였다. 그리고 추가로 1명의 마이너리거 선수까지 3명을 제시했다.

시즌 후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하퍼가 다른 팀으로 FA 이적하면 워싱턴은 4라운드 지명권밖에 받지 못한다. 사치세 기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후순위 지명권을 얻는다. 차라리 휴스턴과 트레이드로 받는 유망주가 나을 수 있었다.
하지만 7월가지 워싱턴은 53승53패로 지구 1위에 5.5경기차로 뒤져 시즌을 포기할 때가 아니었다. 디 애슬레틱은 '구단주 그룹은 하퍼를 트레이드로 보내면 향후 FA 계약에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하퍼는 시즌 막판 워싱턴의 10년 총액 3억 달러의 거액 제안을 거절했다.
휴스턴이 반년밖에 쓰지 못할 하퍼를 데려오려 한 것은 좌타자 문제 때문이었다. 주전 우익수 조쉬 레딕이 후반기 OPS .690에 그쳤고, 포수 브라이언 매캔은 무릎 수술로 8월 전체를 결장했다. 복귀 후에도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스위치히터 마윈 곤살레스도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
휴스턴은 지난해 8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저스틴 벌랜더를 영입,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 발판을 마련했다. 월드시리즈 2연패를 위해 하퍼 트레이드를 추진했지만 무산됐고, 올해는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1승4패로 무릎 꿇었다. 휴스턴의 챔피언십시리즈 팀 타율은 2할1푼9리에 그쳤고, 경기당 평균 4득점으로 꽁꽁 묶였다.
만약 하퍼 트레이드가 성사돼 휴스턴으로 왔다면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었을까. 물론 부질없는 가정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