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기로에 놓인 아산 무궁화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아산은 지난 11일 오후 부천종합운동장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2(챌린지) 36라운드 시즌 최종전서 후반 45분 김륜도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부천FC를 1-0으로 물리쳤다.
일찌감치 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최종전서 짜릿한 승리를 맛 본 아산이지만 그들의 길고 긴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산은 경찰청이 지난 9월 일방적인 선수 수급 중단을 통보하면서 해체 위기에 놓였다. 선수 충원이 없다면 아산은 다음 시즌 전역자를 제외하고 14명의 선수만 남는다. K리그 선수단 최소 인원(20명)을 충족시키지 못해 리그 참가가 불가능하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아산의 승격 자격을 논의한 결과 오는 19일까지 아산의 선수단 충원 중단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2위 성남이 K리그1으로 승격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경찰청의 확고한 입장에 아산의 앞날은 잿빛으로 물들고 있지만 아직 실낱 같은 희망 불씨가 남아있다. 시도민 구단으로의 전환이다. 박동혁 아산 감독도 이에 긍정적인 소식을 내놓았다. 그는 "확답은 못하지만 아산시장님을 비롯해 좋은 방향을 잡고 흘러가고 있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박동혁 감독은 두 달여 전 2부리그 팀으로부터 달콤한 감독직 제의를 받았지만 단칼에 거절했다. 다음 시즌 자신의 입지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불안함을 느끼고 있을 선수들의 상황을 떠올렸다. 박 감독은 "남은 14명의 선수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최악의 방향은 생각하지 않는다. 난 어떻게든 되겠지만 선수들은 어떡하나. 좋은 방향만 생각하고 있다"며 기적을 바랐다.
올 시즌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산이다. 이한샘이 승부조작 제의를 받아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또한 오는 19일까지 승격 여부를 두고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박 감독은 "올해 1년 동안 선수들에게 어려운 일도, 좋은 일도 많았다. 잘 견디고 마무리를 잘해줘서 고맙다"면서 "우승도 했고, 승부조작 문제도 잘 해결됐으니 승격만 결정되면 완벽한 시즌"이라며 희망을 노래했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