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지난주 자신의 고객 브라이스 하퍼(26) 띄우기에 나섰다. 보라스는 "세대를 대표하는 선수다. 구단 전체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아이콘이다. 워싱턴 내셔널스 구단 가치를 4배 상승시켰다"며 총액 4억 달러를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하퍼는 원소속팀 워싱턴의 10년 총액 3억 달러 제안을 거절하고 시장에 나왔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 계약은 지난 2014년 11월 마이애미 말린스와 13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에 연장계약을 체결한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이다. 보라스는 그보다 훨씬 더 높은 요구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만 26세 젊은 나이, 정상급 장타력, 화려한 스타성으로 무장한 하퍼이지만 그래도 4억 달러 계약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몇몇 경영진들은 하퍼 또는 누구라도 4억 달러 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비웃는다'며 냉소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하퍼의 최고 시즌은 역대 최연소 만장일치 MVP가 된 2015년이다. 그러나 2016년부터 최근 3년은 MVP 투표 10위에 들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016년 이후 하퍼의 WAR(팬그래프 기준) 순위는 트레아 터너(워싱턴) 앞인 34위'란 점을 지적했다. 최근 3년간 하퍼의 WAR은 11.2로 야수 전체 34위다.
워싱턴포스트는 '보라스는 WAR이 외야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좋은 기록이 아니라고 여러 번 주장했지만 같은 외야수인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은 이 기간 WAR 전체 1위'라고 설명했다. 실제 트라웃은 최근 3년 WAR 26.3으로 야수 전체 1위에 올랐다. 하퍼보다 두 배 이상 더 높은 수치다.
세이버매트릭스에 능한 요즘 메이저리그 사장·단장 상대로 하퍼가 4억 달러 계약을 따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래서 에이전트 보라스가 경영진이 아닌 구단주 그룹에 어필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경영진 설득이 아닌 구단주들에 프랜차이즈 미래를 바꿀 선수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또한, 연평균 금액으로 메이저리그 최고액을 받는 잭 그레인키(애리조나·3441만6666달러 달러) 기준점이 될 수 있다. 투수보다 자주 경기에 나오는 야수의 가치, 스타 파워, 관중 동원력을 앞세워 그레인키보다 높은 연평균 금액에 10년 계약을 체결하면 얼추 4억 달러 계약이 나올 것이란 게 보라스의 전략이다.
하퍼 몸값 4억 달러설에 비웃은 메이저리그 구단 경영진들을 보라스가 바꿔놓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