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소간지' 소지섭이다. MBC 드라마 시청률 잔혹사를 보기 좋게 깨부수고 자신의 진가를 재확인시킨 것. 액션, 감성 연기는 물론이고 코믹 연기까지, 탄탄한 연기 내공을 뽐내며 시청률, 화제성을 동시에 챙긴 소지섭에 극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지섭은 MBC 수목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를 통해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사라진 전설의 블랙 요원과 운명처럼 첩보 전쟁에 뛰어든 앞집 여자의 수상쩍은 환상의 첩보 콜라보를 그린 드라마로, 소지섭은 국정원 출신의 전설의 블랙 요원 김본 역을 맡아 정인선, 손호준 등과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소지섭이 일찌감치 선택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가지는 기대와 믿음은 컸다. 다만 최근 들어 MBC에서 방송된 드라마의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내 뒤에 테리우스'와 소지섭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없지만은 않았다.


특히나 SBS 수목드라마 '흉부외과'가 같은 시기에 방송을 시작하면서 '내 뒤에 테리우스'가 짊어진 부담감이 상당히 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소지섭은 시청자들의 믿음에 제대로 응답하며 '믿고보는 배우'의 저력을 제대로 입증해냈다.
방영 첫 주 이후 곧바로 수목극 1위 자리를 꿰찬 '내 뒤에 테리우스'는 방송 5주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달성하며 MBC 드라마국의 '효자'가 됐다. 큰 폭의 상승세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간의 MBC 드라마의 성적을 놓고 본다면 '내 뒤에 테리우스'가 보여준 결과는 '성공' 그 자체다.


그 중심에는 단연코 소지섭이 존재한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첩보와 액션, 로맨틱 코미디가 혼재되어 있는 복합 장르의 드라마이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역량이 그 어떤 작품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치우치거나 모자르게 된다면 드라마의 재미나 완성도가 완전히 무너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지섭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제 옷 입은 듯 완벽하게 연기해내며 모든 걱정들을 한 방던에 날려버렸다.
진지함 속 코믹한 매력까지 살려내는 소지섭이다. 고애린(정인선 분)과는 과하지 않게 담백한 로맨스로 설렘을 유발한다. 또 베이비시터가 된 김본이 고애린의 쌍둥이 남매를 돌보고 동네 아줌마들과 육아 고민을 공유하는 모습 등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친근한 매력까지 더해 시청자들을 웃게 만드는 요소가 됐다. 기대했던 액션 연기는 말 할 것 없이 일품이다. 어떤 캐릭터를 맡더라도 절대 실망을 안겨주지 않는 소지섭이 있어 더없이 행복했던 시청자들이고, 그래서 벌써 소지섭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내 뒤에 테리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