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익숙치 않은 새로운 환경을 기회의 장으로 삼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지난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대표팀은 오는 17일과 20일 각각 호주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A매치 평가전을 벌인다.
사실상의 1.5군이다. 기성용(뉴캐슬), 손흥민(토트넘), 장현수(FC도쿄), 정우영(알 사드),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 대표팀의 근간을 이뤘던 핵심 자원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호주 원정에서 빠졌다.

정우영의 대체자로 뽑힌 주세종(아산)과 K리그2 득점왕 나상호(광주)를 비롯해 권경원(톈진 취안젠), 김정민(FC리퍼링), 이유현(전남) 등이 새롭게 가세했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
벤투호의 당면 과제는 후방 빌드업으로 경기를 내내 지배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기성용 등 주축 선수들의 대체자를 찾는 것이다. 벤투호 출범 이후 첫 원정길의 어려움도 극복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호주로 떠나기 전 확실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듬해 1월 아시안컵 개막 전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점검해 옥석을 발굴하고, 새로운 이들에게 자신의 축구 스타일을 입히려는 심산이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을 포함해 원정에 나갈 일이 많기 때문에 팀적으로 성장하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며 "아시안컵 명단 발표 전에 최대한 많은 선수를 관찰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앞선 4번의 A매치서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아시안컵에선 한 수 아래의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하지만 변하는 것은 없다. "항상 하던대로 우리만의 스타일로 하겠다. 새롭게 선발한 선수들과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 우리 스타일을 접할 수 있게 하겠다."
후방 빌드업의 중심축인 기성용과 정우영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주세종은 " 성용이 형과 (정)우영이 형이 없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역할을 대체해야 한다. 완벽하게 할지 모르겠지만 역할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벤투호 핵심 공격수로 자리잡은 황의조(감바 오사카)도 "중심이 되는 선수들이 많이 빠져서 힘들 수 있지만 대표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