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야수 한동민(29)이 짜릿한 한국시리즈 우승 홈런으로 MVP를 수상했다.
한동민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안타가 단 하나에 불과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나왔다. 4-4로 맞선 연장 13회초 한동민은 2사 후 유희관을 공략해 솔로 홈런을 날렸다. 5-4로 경기는 뒤집어졌고, 김광현이 13회말을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SK는 2010년 이후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한동민은 경기 후 기자단 현장 투표에서 72표 중 30표를 받아 KS MVP로 선정됐다. 중간투수 김태훈이 27표로 경합을 벌였지만 3표 차이로 뒤졌다. 이외 김광현 8표, 김강민 3표, 정영일이 2표, 켈리가 1표씩 받았다. 두산 선수로는 최주환이 유일하게 1표를 얻었다.
경기를 마친 뒤 한동민은 "MVP 받을 수 있던 건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은 덕분인 것 같다. 또 (최)정이 형의 솔로 홈런이 컸다"라며 "좋은 투수들이 잘 막아줬다. 좋은 기회가 왔다. 샴페인을 많이 마셔서 정신이 없다.
감독님께서 가신다고 말씀을 하시고 가을야구를 했다. 말로만 서로 우승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로 해서 기분이 좋다. 감독님이 가시기 전에 좋은 선물 드려서 마음이 편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13회초 역전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너무 힘들었다. 정신이 나가있는 상태였다. 이전 타석에서 좋은 찬스가 있었는데, 힘없이 물러났다. 누가 치든 끝내고 싶었다"라며 "2아웃에서 타석에 나섰는데, 플레이오프 5차전에 끝내기 홈런 칠 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나)주환 형이 우연치 않게 마지막 타석이 소중한데, 네 스윙을 하라고 주문했다. 오늘도 들어가기전에 시원하게 돌려라라고 하셨다. 맞는 순간 타구를 봤는데, 어, 어, 하면서 넘어갔다. 홈런은 바로 직감했다"고 밝혔다.
꾸준히 자기 스윙을 한 부분에 대한 비결도 밝혔다. 그는 "나는 팀에 2번타자를 맡고 있다. 2번타자를 치면서 40개 넘는 홈런을 쳤지만, 상황마다 진루타를 쳐야될 상황이 있고, 득점권에 쳐야할 것도 있고, 타점을 올려야할 상황도 있다. 그러나 나는 살살 못 한다"라며 "그래도 나 자신에게 가볍게 쳐야지 주문한다. 상황마다 정확성에 신경쓸 때는 신경 쓰고, 풀 스윙을 가지고 갈 때는 풀스윙을 가지고 간다"고 이야기했다.
9회초 동점 홈런으로 역전 홈런 기회를 만든 최정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한동민은 "그동안 골고루 데일리 MVP 받았는데, (최)정이 형이 마음 고생을 했다. 오늘 정이 형이 경기 전에 "형이 받을게 하면서 나왔다"라며 "오늘 강민이 형과 내가 삼진으로 돌아온 뒤 정이 형이 치기를 바랐는데 정말 쳤다. 말로 표현잘 수 없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3표 차로 MVP 차를 내준 김태훈에게도 미안함과 함께 잘했다는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정말 극적인 홈런을 쳐서 받았지만, 생각도 못 했다. (김)태훈이가 미리 언론에서 밝혔듯이, MVP는 자기 것이라고 했다. 태훈이와 켈리가 좋은 투구를 했다. 켈리 아니면 태훈이가 될 것 같았는데, 운이 좋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것 같다. 결승 홈런을 친 것은 다른 팀 동료가 과정을 깔아줬다. 그래서 3표차로 태훈이를 누르고 받았다. 미안한 감도 있다"고 전했다.
한동민은 "우승하고 싶다고 말로만 하면서 다른 팀이 하는 것을 봤는데, 진짜 하니까 그 이상으로 좋은 것 같다. 처음에는 꿈인 것 같았다. 외야에서 광현이 형이 잡고 뛰어가는데 거리가 안 좁혀졌다. 빨리 가서 부둥켜 안고 싶었는데, 하루 종일 뛰는 것 같았다. 결국 같이 우승을 만끽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그는 "내가 한국시리즈 MVP 받고, (문)승원이가 데일리 MVP 받았다. 둘이 1989년 동기인데 친구끼리 마무리 잘해서 좋다"고 활짝 웃었다. /bellstop@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jpnews@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