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인생 역전이다. 1할대 빈타로 2군에 있던 타자가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고, 데뷔 첫 출장한 한국시리즈에서 홈런까지 터뜨리며 우승 감격을 누렸다.
SK 강승호(24)가 주인공이다. 올 시즌 도중 LG에서 SK로 트레이드된 강승호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첫 한국시리즈 홈런포, 짜릿했다. 그리고 우승 트로피의 기쁨까지 누렸다.
강승호는 12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회 투런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8회 2사 1루에서 볼넷을 골라 찬스를 연결했는데 김성현의 안타 때 2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되면서 찬스가 무산됐다. 연장 11회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 출루해 2루에서 후속타자의 안타를 기대했으나 실패했다. 2루 수비에서는 빈틈없었다.

강승호는 올해 LG 주전 2루수로 출발했다. 그러나 수비에선 실책, 타석에선 무기력했다. 5월 1일 타율 1할9푼1리로 떨어지자 2군행을 통보받았다. 개막 후 한 달 넘게 꾸준히 기회를 받았는데, 돌파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 줄곧 2군에 머물러 있던 강승호는 7월말 SK 투수 문광은과 트레이드됐다. 불펜이 필요한 LG는 군 복무를 마친 젊은 내야수를 내주고 말았다.
트레이드는 강승호에게 기회였다. 이적하자마자 SK 내야에서 기회가 주어졌고 달라진 모습으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SK 유니폼을 입고서 37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2리 2홈런 21타점 OPS .846를 기록했다. 놀라운 반전이었다.
넥센과 플레이오프에서 5경기 모두 출장하면서 홈런 1방을 때렸고 타율 2할9푼4리로 쏠쏠하게 활약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강승호는 1차전, 3차전, 5차전에 선발 출장했다. 공교롭게 강승호가 선발 출장한 경기는 모두 SK가 승리했다. 출장하지 못한 2차전과 4차전은 팀이 졌다.
6차전, 강승호는 8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고 4회 결정적인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그리고 SK는 연장 13회 한동민의 결승 홈런포로 승리했다. 강승호가 선발 출장한 4경기에서 SK가 모두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새옹지마'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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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