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58마리를 키우느라고 정작 남편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아내, 귀차니즘 때문에 아내와 딸들에게 무관심한 남편이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했다.
12일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 개와 고양이 58마리와 동거를 강요하는 아내 때문에 힘들어하는 남편이 첫 사연자로 등장했다.
남편이 "집 1층은 개와 고양이 전용이고 2층에서만 생활하고 있다. 2층에서 밥을 먹다보면 반찬에 털이 나오기도 한다. 여름에는 똥 냄새가 심하게 올라온다. 똥 치우는 것만으로도 중노동이다"고 털어놨다.

아내가 출연해 "개를 다 버릴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또한 "남편보다 내가 더 힘들다. 남편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아내는 "오전 6시에 기상해서 반려동물 건강체크하고 뽀뽀하고 눈 마주치고 그 이후에는 청소, 밥 주고, 동물병원에 다녀오면 하루가 간다"고 전했다. "걸레를 100번 정도 빨아서 몸이 많이 힘들다. 척추협착증에도 걸렸다"고 덧붙였다.
남편은 "조용한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내려온 이웃들이 있는데, 이웃집에서 너무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고 몸싸움까지 일어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아내는 "아픈 유기견을 집앞에 두고가는 경우가 있다. 다 죽어가는 유기견을 살렸을 때 너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개와 고양이 58마리가 사는 1층의 모습이 공개됐다. 신동엽이 "깜짝 놀란 게 60마리 가까이 키우면 굉장히 지저분할 수 밖에 없는데 굉장히 깔끔하다"고 놀라워했다.
남편은 "생닭 10마리를 끓여서 특식이구나 기대하고 있는데 그게 개, 고양이한테 간다"며 "개 밥그릇에 삼계탕이 들어가 있어서 그걸 먹은 적도 있다. 유기견이 늘어난 이후에 오붓한 시간을 가져 본적이 없다"고 전했다.
아내의 지인도 출연해 입양 보내고 개체수를 줄여야한다고 조언했다. 아내는 "20마리 정도는 입양 보낼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경제적 상황에 대한 질문에 남편은 "월급을 가져다 주면 모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강아지 치료비가 그렇게 많이 드는지 몰랐다. 한 200만원에서 300만원이 든다. 노후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전했다.
남편은 "6년 전 간암 판장을 받고 거제도를 내려 간 것이다. 휴양 차 내려간건데 쉬러 갔다가 동물에 대한 사명감으로 아내 몸이 더 안 좋아지고 재발할가봐 걱정이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영자가 "남편이 거제도까지 간 것은 일상과 친구를 다 버리고 아내의 건강만을 위해 내려 간 것이다"며 남편에 대한 생각도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럼에도 아내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이 고민이 169표를 받았다.

또 다른 사연, 가족만 부려먹고 소파와 하나가 된 게으른 남편을 둔 아내가 출연했다.
아내는 "20년 가까이 살았는데 집에 들어오면 먹고 자고. 쉬는 날에도 먹고 자고. 화장실에 가면 30분이 지나도 안 나온다. 쾅하고 소리가 나서 들어가보면 잠을 자고 있었다"고 말했다. 뭘 해달라고 부탁해도 1년 동안 안 들어준다고 전했다.
남편이 출연했다. "귀찮아서 안 한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이어 "아내의 말이 다 맞다. 마음은 있어도 쉽지가 않다. 각서도 몇 번 썼다"고 덧붙였다.
남편은 "건설 일을 하는데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집에 오면 8~9시다"라며 "검사 결과 기면증은 아닌데 숙면까지 45초밖에 안 걸린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남편은 "담배를 물고 잠이 들었다. 이불에 떨어졌다"고 위험 천만한 순간을 전했다. 또한 이틀 정도 잔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딸들이 출연해 아빠가 계속 심부름을 시켜서 이름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큰 딸은 "아빠가 제 나이도 모른다. 아빠는 저한테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아내가 "이혼도 생각했다"며 "제가 위가 꼬이듯이 아파서 깨웠는데 안 일어났다. 혼자 응급실에 갔다. 병원에서 남편에게 50통 가까이 전화를 했다. 병원에 와서 '어디가 아픈데'라고 했다"고 서운한 마음을 전했다.
이에 남편은 "기댈 수 있는 남편, 의지할 수 있는 남편, 아이들에게 당당한 남편 되도록 노력할게"라고 다짐했다. 남편은 "사랑한다"고 말했고 사연자 역시 "오빠, 사랑해"라고 애틋한 마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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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2TV '안녕하세요'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