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선임’ SK, 이제 단장과 FA… 산적한 과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1.13 10: 07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낸 SK가 일찌감치 꿈에서 깨어났다. 우승은 우승이고, 내년 준비는 내년 준비다.
SK는 13일 염경엽 신임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염 감독은 2016년 시즌을 끝으로 넥센을 떠난 뒤 2017년 SK 단장으로 부임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었다. 하지만 트레이 힐만 감독과의 재계약 협상이 힐만 감독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무산되면서 새 감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고, 결국 그룹 고위층은 KBO 리그에서 성공적인 감독 생활을 한 염 감독을 선택했다.
힐만 감독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최종 결정을 내린 터라 SK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외부 인사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으나 시작부터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이 야구계 안팎의 시선이다. 염 감독은 단장으로 2년간 힐만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현재 SK의 기조를 그렸다. 혼란을 최소화하고, 연속성을 이어가기는 적임자였다. SK도 내부에 현실적인 선택지를 두고 모험을 감행할 이유가 없었다.

12일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지만 앞으로 할 것이 많은 SK다. 우승 감독이 팀을 떠나는 일이 흔하지 않아 예정에 없던 새 감독을 선임해야 했고, 새 감독 선임에 따라 이제는 다른 보직의 적임자도 결정해야 한다. 이제 막 첫 단추를 꿴 정도다.
대개 새 감독이 오면 코칭스태프의 변화도 불가피하지만, 일단 코칭스태프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군을 이끌었던 코치들 중 교체는 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 스태프가 그대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1~2자리에서 최대 3자리 정도는 변화가 있을 수는 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혼란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이 보직을 바꿈에 따라 공석이 된 단장직도 관건이다. 감독 못지않게 중요한 단장직을 놓고 SK는 정규시즌 막판부터 지금까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당초 감독 선임과 함께 발표한다는 생각이었지만, 이번 발표에서 빠진 것에서 고민의 정도를 읽을 수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내부 승격을 첫 머리에 두고 인사들을 저울질하고 있다. 두 번 연속 외부에서 단장을 데려오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역시 조직의 혼란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방안이다.
SK가 상대적인 프런트 야구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염 감독과 시너지 효과를 낼 비선수 출신 프런트의 선임 가능성도 적지는 않다. 어쨌든 현장은 염 감독이 전권을 휘두르고, 그 외의 부분은 단장이 착실하게 기조를 만들어가는 그림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 또한 SK에서 단장직을 수행했기 때문에 이 부분의 분업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염 감독이 이 그림을 깨는 순간 단장으로 재직했던 자신의 2년을 부정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FA 협상도 들어간다. SK는 올해를 끝으로 핵심 선수들인 최정과 이재원이 FA 자격을 얻는다.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터라 구단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찌감치 팀장급 인사 두 명이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SK는 외부에서 FA를 수혈하지 않는 대신, 두 선수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다만 선수 측이 요구하는 금액이 SK의 기준점을 뛰어 넘을 경우, 혹은 타 팀이 참전하는 경우 등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어 긴장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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