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논란과 국정 감사’, SUN 초유의 자진사퇴 배경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11.14 16: 25

결과만 좋으면 다 좋던 시절은 지났다. 선동렬 감독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선 감독은 14일 오후 2시 30분 돌연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날 오후 2시 경 정운찬 KBO 총재와 면담이 예정돼 있던 선 감독은 오후 1시 20분경 급히 문자를 돌려 기자회견 개최사실을 알렸다. 그만큼 긴박하게 이뤄진 기자회견의 내용은 대표팀 감독 자진사퇴였다.
야구대표팀을 맡은 선동렬 감독은 나무랄데 없는 성적을 올렸다. 프로선수 최강팀을 구성해 출전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한국은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KBO리그 중단까지 할 정도로 금메달에 사활을 걸었다. 선 감독은 “성적으로 말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선수발탁 시기부터 불거졌던 ‘병역면제 혜택 논란’이 결국 사퇴의 시발점이 됐다. 선 감독은 군 입대를 미룬 오지환과 박해민을 대표팀에 발탁해 논란을 야기했다. 오지환은 백업 유격수, 박해민은 대수비와 대주자 요원으로 발탁됐는데, ‘병역 혜택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은 아시안게임 후에도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팬들은 ‘국정감사를 통해 선동렬 감독의 특혜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성난 여론을 조성했다. 선 감독은 국정감사에까지 출석해 “청탁이나 특혜 의혹은 없다. 모든 선수는 투명한 절차를 통해 내가 선발했다”고 진술했다.
병역 논란 여론에 정치권이 가세해 사상 초유의 국가대표팀 감독을 국정 감사로 불러내 면박을 줬다. 이 과정에서 참담한 마음이 쌓인 선 감독은 고심 끝에 자진사퇴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선 감독의 사퇴로 야구계는 또 다른 후폭풍에 시달리게 됐다. 당장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야구대표팀 감독직이 공석이 되면서 대표팀이 표류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선 감독의 사퇴로 후임감독 또한 대표팀 지휘에 부담을 떠안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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