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스포츠가 점점 산업화가 되면서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와 유럽 축구의 빅데이터 활용과는 아직 차이가 있지만 프로스포츠의 인기와 함께 국내 빅데이터 업체들도 성장하고 있다.
프로야구를 주로 다루는 스포츠투아이가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회사다. 프로축구에도 몇몇 업체들이 빅데이터 자료를 생산하고 있다. 프로농구나 프로배구는 전문 업체가 미비한 실정이다. 프로배구는 이탈리아의 전력분석 프로그램을 구입해 이용하기도 한다.
스포츠 빅데이터는 1차적으로 자료 수집이 먼저다. 경기 현장에서 기록들 그리고 공식 기록 외에 부가적인 데이터들 일례로 날씨, 요일, 상황 등 관련 데이터도 함께 수집한다. 수집된 자료들을 조건별로 재가공해서 맟춤형 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영규 스포츠투아이 부사장은 "특정 타격이나 수비 상황을 이벤트라고 부른다. 이벤트마다 수집된 자료를 매칭시켜서 데이터베이스화한다. 이를 갖고 스플릿(개별 기록)으로 재가공한다. 각 업체(고객)가 구현하고 싶은 형태로 프로그램화시켜서 고객맞춤형으로 심화된 자료, 일례로 타자별로 핫/콜드 존 이라든가 원하는 자료를 표출해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일요일 낮 경기 오른손 투수에 대해서 타자 A의 타격 성적, 디테일하게 어느 경기 몇 타석째 상대 투수의 몇 구 타격 결과를 추출하기도 한다. 이처럼 데이터의 조건별 재가공이 중요하다. 방송 매체와 구단은 빅데이터 자료를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선수들의 전력을 분석한다.
이영규 부사장은 "DB본부의 관리 인원이 10명 정도 된다. 개발 인력이 그보다 많아 15명 정도 있다. 개발자들이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다음에는 계속 자료를 수집 누적하고, 새로운 데이터를 기획, 개발하면서 업그레이드 한다. 야구 외에도 축구, 농구, 배구 등의 해외 데이터 서비스도 한다"고 설명했다.

프로스포츠 종목마다 주관 단체의 홈페이지에 기본적인 기록들은 일반 팬들이 볼 수 있도록 무료로 오픈되고 있다. 빅데이터 업체들은 BtoB로 수익 모델을 찾는다.
최근에는 트래킹시스템(PTS, HTS) 등 메이저리그의 빅데이터 측정 기법도 도입됐다.
이영규 부사장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심화된 데이터가 가치가 높아진다. 투수가 난조를 보이거나 경기력이 저하될 때 단순히 실점이 많아졌다, 안타를 많이 맞았다가 아니라 왜 안타를 맞는지를 보여주는 빅데이터가 필요하다"며 "피칭이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의 릴리스 포인트, 구종별 공 회전수, 스트라이크존의 활용도(존의 어떤 곳으로 많이 던지는지) 등을 빅데이터 비교할 수 있다. 타자의 경우는 메이저리그처럼 타구 속도나 발사 각도가 주목받고 있지 않은가. 올해 두산 최주환이 홈런 수가 늘어난 것은 타구 속도와 발사 각도가 좋아졌다는 것이 수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단에서 선수의 컨디션을 빅데이터를 참고해 분석하고, 떨어진 수치는 보완에 나선다. 선수 육성과 전력 강화에 점점 빅데이터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박석민은 2016년 132.6km였던 타구 속도가 지난해 131.4km에서 올해 125.5km로 크게 떨어졌다. 120km 미만 타구의 비율이 2016년 26.7%, 지난해 27.7%에서 올해 36.2%로 늘었다. 한마디로 타구의 질이 나빠졌고, 그것이 성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좌중간 펜스를 맞히는 타구가 나왔다고 하면 곧바로 타구 속도, 발사 각도, 중견수의 이동거리, 순간 스피드 등의 데이터를 시청자에게 제공한다.
이 부사장은 "빅데이터는 점점 세분화되고 세이버매트릭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 구단이 선수를 평가하는 방법도 타율, 홈런, 승리 등 클래식 스탯 보다 세이버매트릭스 데이터를 뽑아내서 분석한다"고 말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WPA(Win Probability Added, 승리 기여도), wRC+(weight Runs Created, 조정 득점 생산력), wOBA(weighted On Base Average, 조정 출루율) 등의 데이터가 점점 언급되고 있다.
축구 빅데이터 전문업체인 팀트웰브 박정선 대표는 "세계적인 수준에 비해 한국의 빅데이터 시장이 작은 것이 현실이다. 빅데이터를 축구에 이용한 시기부터 여러 면에서 부족하다"며 "국내에서는 비디오 분석관들이 영상촬영을 함께 하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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