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좋아'의 강지환이 백진희의 말에 뜻밖의 '소신발언' 행보를 펼쳤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에서는 백진상(강지환 분)에게 공문 배포를 걸린 이루다(백진희 분)가 타임루프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루다는 백진상의 발표를 막기 위해 백진상의 머리를 A4용지 상자로 머리를 내려쳤다. 이루다는 완전범죄를 위해 자신과 백진상 모두 쓰러진 척을 했고 119에 실려가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이루다는 백진상에게 공문을 뿌린 용의자로 딱 걸리고 말았다.

백진상은 다음 날 이루다에게 "어제 병원에서 먼저 갔다던데. 현장에 증거라도 남겼을까봐? 내가 어제 이대리에게서 몸을 180도로 돌린 그 순간 A4용지 상자가 날아왔다. 범인은 이대리다. 왜 상사의 발표를 막고 머리까지 내려친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루다는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백진상 죽어"라고 백진상을 저주해 다시 전날로 돌아갔다. 이루다는 백진상에게 타임루프를 고백하기도 하는 등 별 수를 다 썼으나 백진상을 설득할 수 없었다.
이루다는 이렇게 된 이상 할 말은 하고 그만두기로 했다. 이루다는 자신을 불러낸 백진상에게 "팀장이 왜 팀장인데. 아랫사람 잘 케어하고 윗사람들에 할 말은 하는 게 팀장 아니냐. 그런 얼토당토 않는 공문을 보고도 가만히 있었냐. 당신도 이 회사와 공범이다"라고 소리쳤다. 또한 이루다는 "내가 그렇게 안 했으면 사람들은 인사 평가도 제대로 못 받았을 거다. 회사는 매년 더 위기라 하고 윗사람들은 쏙 빠지고 아랫사람들이 그걸 감내해야 할 거다. 나는 그걸 막은 거다. 정말 잘했다, 이루다"라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이루다의 다크호스가 된 건 강준호(공명 분)였다. 강준호는 "백진상이 내가 한 걸 알았다"고 푸념하는 이루다의 말을 듣고 삼촌 강인한(인교진 분)에게 마케팅팀 과장을 시켜달라고 졸라 승진과 부서이동을 했다. 또한 그는 이루다와 함께 경비실, 보안실을 돌며 이루다가 공문을 뿌린 증거들을 없앴다. 이렇게 모든 게 해결된 것 같았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었다. 강인한은 인사팀장 윤동찬(조한철 분)과 상무 나철수(이병준 분)을 쥐잡듯 잡았다. 이에 스트레스를 받은 윤동찬은 인사팀 이윤미(예원 분)에게 공문을 잃어버린 책임을 돌렸다.
이루다는 흉흉한 분위기에 시달리는 다른 직원들을 보며 죄책감에 시달렸다. 강준호는 죄책감을 느끼는 이루다를 보며 "이대리가 안 했으면 이런 일이 안 벌어졌을까? 누구든 했을걸? 이 회사가 그지같으니까. 애초에 이대리 때문이 아니라 회사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그러니 센치해지지 말아라"고 위로했다. 그런 강준호에게 이루다는 "강과장님 생각보다 좋은 분이다. 다시 봤다"고 고마워했다. 강주호는 그 순간 이루다에게 큰 호감을 느꼈고, 그날 밤 이루다를 위해 친구들을 총동원해 커뮤니티에 회사 인사동결, 내부고발 이야기를 퍼뜨렸다.
내부고발 사건이 바깥으로 퍼지자, 강인한은 회장님한테 혼나고 연봉 인상과 내부고발자 색출 중단을 임직원들에 약속했다. 대신 강인한은 '가장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을 뽑는 제도를 만들어 공포정치를 시작했다. 백진상 팀들은 강준호의 주도로 백진상을 뽑았지만, 다른 팀원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강인한은 모든 직원들을 모아놓고 '가장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뽑힌 직원들을 세우고 훈계하는 굴욕적인 시간을 만들었다.
백진상은 자신의 말에 바락바락 대드는 이루다를 고발하려고 했다. 이루다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말도 녹음했다. 하지만 백진상은 이루다를 고발하는 대신, '가장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뽑힌 사람들을 대표해 "이 상황이야말로 장난같습니다만"이라며 강인한에 독설을 퍼붓는 걸 선택했다. 이루다의 말이 모두가 맞다는 것을 백진상 또한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백진상은 모든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강인한에게 "팀내에서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게 엑셀로 수치화할 수 있나. 이런 객관적이지 못한 것으로 평가를 해야 하니, 이성적이지 못한 팀원들의 판단이 이런 일을 낳은 것"이라며 "이 일 또한 그 사건을 벌인 자에게 겁을 주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백진상은 이어 강인한에 "범인, 범인 하시는데 범인을 알려드리겠다. 범인은 없다. 죄를 짓는 사람을 칭하는 사람이 범인인데, 공문 뿌린 사람은 범인이 아니다. 유포자라면 모를까"라며 바로잡았다. 또한 백진상은 "그 사람이 공문을 뿌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다들 부당한 이유로 내년 인사평가도, 연봉도 제대로 못 받았을 거다. 회사는 계속 성장해서 배를 불리는데 직원이 왜 감내해야 하냐. 그런 진실을 직원에게 알린 게 범인 취급 받으며 욕먹을 짓은 아니다"라며 이루다가 말했던 말들을 그대로 내뱉어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늘 막말 때문에 '개진상'이라 불렸던 백진상은 이날만큼은 막말을 가장한 '소신 발언'으로 시청자를 박수 치게 만들었다. 강인한을 똑바로 쳐다보고 특유의 기계적 말투로 왜 강인한의 행동과 언행이 잘못됐는지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백진상은 사이다 그 자체였다. 비록 백진상의 말로 모든 게 해결될 순 없었지만, 타임루프를 깰 유일한 방법인 '백진상 개과천선'은 조금씩 효과를 보는 듯 했다. / yjh0304@osen.co.kr
[사진] '죽어도 좋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