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사퇴시킨 손혜원 의원, 속 시원하십니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1.15 05: 31

"그 우승이 뭐 그렇게 어려운 거라고 다들 생각하지 않습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0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선동렬 야구대표팀 감독에게 쏘아붙인 말이다. 이 한마디가 선동렬 감독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14일 선동렬 감독은 스스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선동렬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어느 국회의원이 말했습니다. "그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또한 저의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라고 전했다. 손 의원의 한마디가 사퇴를 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였음을 인정했다. 

야구팬을 자처하며 KBO에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한 손 의원은 국감에서 선 감독에게도 날을 세웠다. "선 감독 때문에 한 달 동안 관중 20%가 줄었다. 사과를 하든, 사퇴를 하든, 두 가지 뿐이다"며 몰아붙였고, "이렇게 버티고 우기면 2020년 올림픽까지 감독하기 힘들다"고 압박했다. 
국감을 마친 뒤에도 손 의원은 자신의 SNS에 '선 감독을 선의의 피해자로 본 내가 바보였다'며 '우리나라 야구의 앞날을 저런 감독에게 달려있다니요'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23일 정운찬 KBO 총재의 국감 때도 손 의원은 "선 감독이 반성을 안 한다"고 재차 공격하며 선 감독을 깎아내렸다. 
손 의원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 당시 거침없는 질문과 속 시원한 쓴 소리 발언으로 인지도를 높이며 인기를 끌었다. '사이다'라는 수식어가 붙은 손 의원에게 민감한 병역 문제가 걸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은 좋은 먹잇감이었다. '적폐 청산'이란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며 여론을 조성했다. 
결국 국감 최초로 국가대표 감독을 불러냈다. 이 자리에서 사실로 밝혀진 의혹은 없었다. "1200만 야구팬의 빗발치는 요청을 받았다"는 손 의원은 큰 소리로 호통 치며 선 감독 망신주기에만 급급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무시한 발언은 명백한 야구 모독이었다. 선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스포츠가 정치적 소비의 대상이 되는 건 내가 마지막이길 간절히 희망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국감 이후 손 의원은 야구팬들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았다. 감정적인 여론몰이, 표퓰리즘의 결과다. 국감을 앞두고 매일 같이 보도자료를 뿌리며 의혹을 제기, 야구 적폐를 뿌리 뽑겠다던 손 의원이지만 지금까지 뭐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게 없다. 아니, 선 감독이 이제라도 사퇴했으니 적폐가 청산된 것일까. 손 의원에게 묻고 싶다. 속은 시원하십니까? /waw@osen.co.kr
[사진] 선동렬 감독(위)-손혜원 의원(아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