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가려고 한다”
불의의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일찍 접은 노수광(28·SK)은 동료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부러운 눈으로 지켜봤다. 올 시즌 SK를 정규시즌 2위로 이끈 공신이었지만, 정작 그 기쁨을 함께할 수가 없었다. 부상 때문이었다. 노수광은 9월 30일 삼성과의 원정 경기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계단에서 넘어져 오른손 새끼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다. 결국 포스트시즌 일정에 모두 불참했다.
선수단 일정에 동행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켜본 노수광은 일찌감치 2019년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상징적인 것이 가고시마 마무리훈련 참가다. SK는 1.5군급 선수들을 주축으로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16일에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있었던 10명의 선수들이 일본으로 건너간다. 그런데 여기에 노수광이 추가됐다.

노수광은 아직 손가락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핀을 뽑은 뒤 상태가 많이 호전되기는 했지만, 그냥 한국에 남아 재활을 마무리한다고 해도 뭐라 할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노수광이 마무리훈련 참가를 자청했다. 노수광은 이에 대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손이 구부러지고 타격 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참가하겠다고 구단에 말할 생각이다.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악바리 근성이 2019년을 일찌감치 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인 조바심을 털어내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노수광은 “올 시즌을 풀타임으로 뛸 수 있었는데 속이 조금 상했다”면서도 “올해 성적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이상으로 잘 된 시즌이었다. 이 감이 사라질까 아쉽다”고 털어놨다. 지금부터 다시 감을 살려 2019년에 대비한다는 심산이다.
노수광의 요청을 구단도 받아들였고, 노수광도 16일 10명의 선수들과 함께 가고시마로 건나간다. 재활과 훈련을 병행할 예정이다. 그래도 방망이를 들고 타격 훈련을 한다는 점에서 기분 전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수광은 올해 SK의 리드오프로 자리를 굳히며 대활약했다. 135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 8홈런, 53타점, 25도루를 기록하며 공·수·주 모두에서 팀 기여도가 높았다. SK가 왕좌를 지키기 위해서는 노수광이 올해의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 다행히 노토바이가 일찌감치 시동을 걸었다는 것은 긍정적인 징조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