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벌랜더(35·휴스턴)이 또 한 번 사이영상 투표 2위에 그쳤다. '가장 억울한 사이영상 후보'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벌랜더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된 2018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다. 1위표 13장으로 총 154점을 얻은 벌랜더였지만 1위표 17장을 얻어 총점 169점을 기록한 블레이크 스넬(탬파베이)에게 15점 차이로 뒤졌다. 스넬은 데뷔 3년 만에 첫 사이영상 수상.
이날 벌랜더의 아내 케이트 업튼은 SNS에 "당분간 탬파베이에 안 갈 것이다. 남편이 농담이라고 말하라 한다"고 적었다. 디트로이트 시절이었던 지난 2012년 사이영상 투표에서 당시 탬파베이 소속 데이비드 프라이스(보스턴)에게 밀렸고, 2016년에는 탬파베이 지역기자 2명이 벌랜더에게 아예 투표를 하지 않아 보스턴 릭 포셀로에게 패했다. 사이영상 투표에서 여러모로 탬파베이와 악연이다.

16일 미국 '디 애슬레틱'도 벌랜더가 가장 억울한 사이영상 후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이 10승9패에도 불구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가 되며 투수에게 승리 지표의 종말을 알렸지만 벌랜더에겐 과장된 이야기였다'고 전했다.
벌랜더는 올해 16승9패, 스넬은 21승5패를 기록했다. 이 매체는 스넬이 AL 평균자책점 1위(1.89)로 활약했지만 벌랜더가 9이닝당 득점지원이 4.36점으로 스넬(4.68점)에게 뒤졌고,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도 벌랜더가 2.78로 스넬(2.95)보다 좋다고 설명했다.
2년 전에도 벌랜더는 16승9패를 기록, 승수에서 포셀로(22승4패)에게 밀렸다. 당시 1위표는 벌랜더가 14장으로 8장을 받은 포셀로보다 많았지만 총점에서 132점으로 137점을 기록한 아깝게 졌다. 2012년에도 17승8패를 올린 벌랜더는 20승5패를 거둔 프라이스에게 뒤졌다. 당시 투표 총점도 프라이스가 153점, 벌랜더가 149점으로 불과 4점차 근소한 차이였다.
여전히 사이영상 투표에서 '승리'라는 지표가 무시받을 수준은 아닌 것이다. 지난 2011년 디트로이트 시절 MVP와 함께 첫 사이영상을 받을 때 벌랜더는 24승으로 리그 최다승을 올렸다. 그러나 이후 좀처럼 사이영상과 인연이 닿지 않고 있다.
하지만 디 애슬레틱은 휴스턴 이적 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벌랜더가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 가까이 다가섰다고 위로했다. 뛰어난 성적에 비해 사이영상 수상이 1번밖에 없지만, 이에 불이익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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