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롬 만장일치' 저지한 기자, "그래도 슈어저"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1.16 17: 03

"바보, 멍청이, 광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소속 존 마페이 기자는 15일(이하 한국시간) 2018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투표 결과가 공개된 뒤 뉴욕 팬들로부터 수십 개의 '비난 메일'을 받았다. 이날 마페이 기자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에게 1위표를 주지 않은 유일한 기자였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로 선정되는 사이영상 투표에서 디그롬은 1위표 30장 중 29장을 휩쓸었다. 딱 1표가 모자라 만장일치 수상에 실패했다. 맥스 슈어저(워싱턴)에게 1위표를 준 이가 바로 마페이 기자였다. 만장일치 수상 실패에 아쉬워한 팬들이 마페이 기자에게 비난을 퍼붓고 있다. 

마페이 기자는 16일 기사를 통해 자신이 디그롬 대신 슈어저에게 1위표를 던진 이유를 밝혔다. 그는 '디그롬은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217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70은 엄청난 성적'이라면서도 '그는 10승9패였다'고 지적했다. 디그롬의 부족한 승수 때문에 1위표를 던지지 않았다고 인정한 것이다. 
그 이유로 마페이 기자는 '메츠가 공수 모두 안 좋은 팀인 것은 맞다. 메일을 보낸 어느 팬은 디그롬이 2득점씩 지원받았다면 20승6패, 3점씩 지원받았으면 35승1패, 4점씩 지원받았으면 30승 무패를 했을 것이라고 했지만 야구에 만약은 없다'며 '몇 시간 심사숙고 끝에 기대이하 워싱턴에서 220⅔이닝을 던지며 18승7패를 거둔 슈어저에게 마음이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페이 기자는 '내가 매우 존경하는 랜디 존스와 대화한 적이 있다. 그는 1976년 부진한 샌디에이고에서 22승14패를 거두며 사이영상을 받았다'며 존스가 들려준 이야기도 전했다. 그에 따르면 존스는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다. 1점이든 2점이든 3점이든 12점이든 그에 맞는 투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야구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눴다는 마페이 기자는 슈어저가 평균자책점 2.53에 역사적인 300탈삼진 시즌을 보낸 것을 높이 평가했다. 1900년 이후 시즌 300탈삼진 투수는 17명밖에 없다. 그는 '나만 슈어저에게 1위표를 준 것이 놀랍다. 디그롬이 수상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슈어저가 최소 5~6표 또는 7표를 받을 것으로 봤다'며 오히려 슈어저에게 적은 1위표가 의외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마페이 기자는 '다시 투표를 해도 난 슈어저에게 할 것이다'며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비록 디그롬이 만장일치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마페이 기자도 슈어저에게 1위표를 준 타당한 근거가 있었다. /waw@osen.co.kr
[사진] 디그롬(위)-슈어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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