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수가 위안부 티셔츠를 입었다면?"
일본 언론이 '글로벌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을 반일 프레임에 끼워 연일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위안부 문제까지 언급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영자 일간신문인 '재팬타임스'의 한 논평가는 16일 "한국인도 제대로 된 행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여기에서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남긴 아픔은 여전한 분노를 일으킨다. 일본 지도자들이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할 때마다 끊임없이 소란이 일어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과 중국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자체적인 조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방탄소년단 멤버가 원폭 투하를 묘사한 티셔츠를 입은 일은 좀 더 현명했어야 한다. 이는 무책임한 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의 극우 단체는 멤버 지민이 과거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입은 걸 두고 뒤늦게 꼬투리를 잡았다. 지민이 입은 티셔츠는 우리나라 광복의 과정을 담은 광복절 기념 티셔츠로,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과 함께 애국심(PATRIOTISM), 우리 역사(OURHISTORY), 해방(LIBERATION), 코리아(KOREA)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다만 민감한 문제가 된 것은 원자폭탄이 투하되는 그림이다. 일본의 일부 우익 세력과 언론은 지민의 티셔츠를 두고 방탄소년단 흠집내기에 나섰고, 아사히TV '뮤직스테이션' 측은 방송을 하루 앞두고 방탄소년단의 출연을 전격 취소해 논란을 부추겼다.

이를 두고 '재팬타임스' 측은 "일본인 가수가 한국에서 위안부라고 부르는 이들의 이미지가 담긴 티셔츠를 입었다면 한국에서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방탄소년단은 해외에서 활동할 때 모국을 대표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측은 16일 합천 원폭 자료관에서 한국 원폭 피해자들을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오해를 산 의도를 갖고 티셔츠를 입은 건 절대 아니지만 이번 논란으로 상처 받았을 원폭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측은 이들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다시 한번 일본의 반성과 사죄를 촉구했다. "티셔츠의 원폭 투하 그림을 문제 삼아 일본이 전범 가해자로서 사과를 하기는 커녕, 세계 유일의 핵 피해국인 것처럼 코스프레 한다"며 일본의 적반하장 태도에 분노했다.
특히 협회 측은 "일본 당국과 언론이 방탄소년단의 순수한 활동을 방해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방탄소년단 소속사의 사과를 혐한 여론을 조장하는 데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고 빅히트 측은 "의도치 않았지만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유력 언론이 반성 없는 안하무인 태도를 유지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 같은 일본 언론의 꼬투리에도 방탄소년단은 13~14일 일본 도쿄돔에서 'LOVE YOURSELF ~JAPAN EDITION~'을 열고 10만 관객을 만나 열도를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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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빅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