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치열한 전쟁이다. ‘나 혼자 산다’, ‘미추리’, ‘파리로 가는 길’이 같은 시간대에 맞붙으면서 금요일 심야 예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지난 16일 오후 11시, MBC ‘나 혼자 산다’와 SBS ‘미추리 8-1000’(이하 ‘미추리), KBS ‘파리로 가는 길’이 동시에 방영됐다. ‘나 혼자 산다’에서는 무지개 라이브로 마이크로닷이 출연했고, ‘미추리’는 유재석을 비롯, 제니, 장도연 등 대세들이 한데 모였다. ‘파리로 가는 길’은 정형돈과 이채영, 김풍이 파리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각 방송사가 내놓은 금요일 심야 예능은 ‘비장의 무기’라 할 만 했다. 일단 ‘나 혼자 산다’는 오랜 금요일 강자로 자리매김한 만큼, 자신들의 특색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섭외로 승부수를 띄웠다. 홍수현과의 공개 열애로 화제를 모으면서도 특유의 긍정적인 면모로 사랑 받고 있는 마이크로닷이 처음으로 일상을 공개해 눈길을 모았고, 무지개 모임의 가족 같은 케미를 보여주는 한혜진, 기안84 편이 전파를 타면서 ‘나 혼자 산다’ 멤버들의 끈끈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미추리’는 역대급 라인업으로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프로그램. ‘유느님’ 유재석을 비롯, 김상호, 양세형, 장도연, 손담비, 임수향, 강기영, 제니, 송강이 ‘미추리’에 합류했다. 대세 코미디언인 양세형, 장도연 조합에 예능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블랙핑크 제니까지 등장해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자아냈던 바.
첫 방송에서 ‘미추리’는 ‘패밀리가 떴다’를 연상시키는 시골 예능을 보이는 한편, 힌트를 찾아가며 추리를 하는 ‘투트랙 스토리’를 보였다. 시골에서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는 과정에서 티격태격하는 멤버들의 케미와 서로 속고 속이며 힌트를 찾아가는 추리 전쟁을 균형 있게 담은 ‘미추리’는 시청자들에 호평을 받기 충분했다.

‘파리로 가는 길’은 파리로 슬로우 미식 여행을 떠난 정형돈, 이채영, 김풍의 모습을 담았다. 동명의 영화 내용을 토대로, 취향에 맞는 각양각색 방법으로 프랑스를 즐기는 여행기를 담겠다는 기획 의도가 눈길을 끈다. 다수의 여행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정형돈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만큼 안정된 매력이 돋보인다.
라인업도, 화제성도 높았던 세 프로그램의 첫 경쟁은 일단 ‘나 혼자 산다’의 압승으로 끝났다. ‘나 혼자 산다’는 전국 시청률 기준으로 1부 10.7%, 2부 12.4%를 기록했다. 1부 3.1%, 2부 3.3%를 기록한 ‘미추리’나, 1.1%를 기록한 ‘파리로 가는 길’보다 적어도 세 배 이상의 시청률을 냈으니 ‘압승’이라 부를 만 하다.
하지만 화제성 면에서는 ‘미추리’가 심상치 않은 반응을 자아내고 있는 중. 유재석의 새 예능이라는 점, 제니, 임수향 등의 스타들이 합류한 점 등이 ‘미추리’의 화제성을 높이는 경쟁력이 됐다. 6부작인 ‘미추리’가 과연 ‘나 혼자 산다’를 따라잡고, 정규 편성까지 갈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 yjh0304@osen.co.kr
[사진] 각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