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리포트] “좋은 일이 있을 것” 전유수의 아쉬움과 새 각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1.17 16: 01

SK 우완 전유수(32)는 팬들도 인정하는, 고생을 많이 한 선수다. 왕조가 저물고 팀이 중위권에서 고전할 당시 마운드에서 궂은일을 하며 헌신했다. 마당쇠로서의 가치가 높았다.
그러나 정작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하지는 못했다. 전유수는 지난해 18경기, 올해 16경기 등판에 그치며 팀 불펜에서 한 자리를 확실히 꿰차지 못했다. 1군에 있는 시간보다는 2군에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시즌 중반 두 차례 1군에 올라오기는 했지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는 밀려났다. 동료들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만끽할 때, 전유수는 가고시마 캠프에서 TV로 그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아쉬움을 숨기지 않는 전유수다. 전유수는 “우승이라는 게 쉽게 하는 것은 아닌데, 이 기회를 이렇게 놓치나 싶었다. 그 자리에 있고 싶었다”면서 “팀 우승은 정말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참 많이 아쉬웠다”고 씁쓸한 웃음을 숨기지 못했다.

사실 기회가 있었다. 4월 30일 2군으로 내려간 전유수는 컷패스트볼(커터) 연마에 공을 들였다. 실적이 좋았다. 바깥쪽 위주의 피칭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이 자연스레 좋아졌다. 그 상승세를 인정받아 7월 5일 1군에 승격했다. 투구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때 허리가 말썽을 일으켰다. 다시 2군에 내려갔고, 이는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전유수는 “계속 좋았다가 8월에 갑자기 허리가 안 좋아졌다. 허리가 안 좋은 상황에서 힘을 쓰려다보니 폼이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때문에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의 중점도 가장 좋을 때의 몸 상태를 최대한 회복하는 것이다. 커터의 재발견 등 긍정적인 성과도 있었기에 몸만 좋다면 1군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만한 자격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테랑이 마무리캠프를 찾는다는 것이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닐 수 있다. 1군 선수들이 합류하기 전까지는 배영섭과 함께 최선임이었다. 하지만 전유수는 오히려 마무리캠프 참가를 반긴다. 전유수는 “한국에 있으면 운동을 하기 쉽지 않다. 차라리 여기에 오는 게 좋다”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드러내면서 “여기 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회”라고 덧붙였다.
일단 몸 상태를 한창 좋았을 때로 되돌리는 게 과제다. 전유수는 “지금 내 투구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나이가 들면서 몸을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최대한 당시와 가까이 가져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제 마무리캠프의 반환점을 돈 전유수는 “좋은 일이 있겠죠”라고 웃었다. 전유수에게 좋은 일이 있다는 것은, SK 불펜이 그만큼 더 강해진다는 의미와 다름 아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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